김건희 ‘사적 유용’ 특검 수사 확대

2025-09-10 13:00:18 게재

‘매관매직’‘선상파티’ 이어 ‘종묘 차담회’ 수사 본격화

‘측근 김승희 자녀 학교폭력 무마’ 의혹도 내사 착수

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 여사의 ‘종묘 차담회’ 의혹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측근 자녀 학교폭력 무마 의혹에 대해서도 내사에 착수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명태균 공천개입’ ‘건진법사 통일교 청탁’ 등 혐의로 김 여사를 구속기소한 데 이어 대통령실 자원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했다는 의혹 사건으로 수사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팀은 오는 12일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을 소환해 김 여사의 종묘 차담회 의혹을 조사할 예정이다.

종묘 차담회 의혹은 김 여사가 종묘 휴관일인 지난해 9월 3일 국가유산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망묘루를 사적 지인들과의 차담회 장소로 무단 이용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차담회에는 김 여사가 코바나컨텐츠를 운영하던 시절 교류한 해외 미술작가와 종교인 등이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김 여사에게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유 전 행정관은 차담회 당시 김 여사를 수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유 전 행정관을 상대로 공개 제한 지역인 망묘루에서 행사가 열린 경위와 김 여사의 지시 내용, 다른 참석자 등에 대해 확인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이미 종묘 관리소장을 비롯한 종묘 관리 공무원들을 조사해 기초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측근으로 꼽히는 김승희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자녀의 학폭 무마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의 부당한 압력행사가 있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김 전 비서관의 자녀는 초등학생이던 2023년 같은 학교 후배를 리코더 등으로 때려 전치 9주의 상해를 입혔는데 사건 발생 두달이 지나서야 열린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진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특히 사건 발생 며칠 뒤 김 여사가 장상윤 당시 교육부 차관에게 전화를 건 사실이 알려지면서 외압 의혹이 제기됐다.

특검팀은 최근 성남교육지원청 등 관련 기관으로부터 필요한 자료를 제출받는 등 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김건희 특검법’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중 김건희가 대통령의 지위 및 대통령실의 자원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했다는 의혹 사건’을 수사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김 여사의 ‘사적 유용’ 의혹이 워낙 많다보니 특검 수사의 가짓수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김 여사가 금품을 받고 그 대가로 공직을 줬다는 이른바 ‘매관매직’ 의혹 수사는 한창 진행 중이다. 특검팀은 9일 김상민 전 검사를 소환조사했다. 김 여사는 김 전 검사로부터 1억원대에 달하는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받은 대가로 그가 지난해 총선에서 공천 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고, 컷 오프된 후에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로 임명되는 데 관여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김 전 검사는 김 여사의 친오빠인 김진우씨의 부탁으로 그림을 대신 구매해줬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김진우씨에게 11일 사무실로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날 한덕수 전 국무총리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2022년 6월 박성근 변호사가 총리 비서실장에 임명된 경위 등을 조사했다. 앞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자신의 맏사위인 박 변호사의 인사청탁과 함께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 등을 김 여사에게 전달했다고 자수한 바 있다.

김 여사에게 금거북이를 건네고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됐다는 의혹을 받는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의 소환도 임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특검팀은 최근 대통령경호처를 압수수색하며 이른바 ‘해군 선상파티 의혹’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 의혹은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2023년 8월 해군 지휘정인 귀빈정에서 파티를 열어 군용자산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내용이다. 특검팀은 이밖에 김 여사가 개인 트위터 계정에 국가기관 인증용 실버마크를 받기 위해 외교부와 문화체육관광부를 동원했다는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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