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윗선’ 향하는 해병특검 수사

2025-09-10 13:00:19 게재

10~11일 신범철 전 국방차관 조사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소환 임박

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10일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을 소환했다. 특검 수사가 윗선을 향하면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소환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신 전 차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신 전 차관은 채상병 사망 당시 국방부 2인자로서 대통령 격노에서 이어진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받는 주요 피의자 중 한명이다. 그는 대통령의 격노 이후 사건의 경찰 이첩을 보류하고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를 바꾸는 과정에서 김계환 당시 해병대 사령관에게 ‘혐의자 및 혐의 내용, 죄명을 빼고 수사라는 용어 대신 조사라는 용어를 사용하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인물로 지목돼왔다.

해병대 수사단이 수사기록을 경찰에 이첩한 2023년 8월 2일 신 전 차관이 윤 전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신 전 차관은 이날 오후 1시 30분 윤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약 9분 동안 대화를 나눴고, 오후 3시 40분과 4시 21분에도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신 전 차관은 지난해 7월 국회 순직해병특검법 입법청문회에서 대통령과의 통화에 대해 “그것은 회수와 관련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지난 7월 신 전 차관을 압수수색한 뒤 압수물 포렌식 절차를 진행했다.

특검팀은 신 전 차관을 상대로 채상병 사건 경찰 이첩 보류 및 회수 당시 윗선으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또 해병대에 어떤 지시를 했는지 등을 집중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한 사건 관계자들과의 통화 내용에 대해서도 추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신 전 차관에 대해 조사할 내용이 방대한 만큼 11일에도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신 전 차관에 대한 조사를 마치면 당시 국방부 최고위직이었던 이 전 장관을 불러 윤 전 대통령의 격노 이후 어떤 지시가 전달됐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정민영 특검보는 전날 브리핑에서 “최근까지 국방부 주요 보직에 있는 실무자와 피의자들에 대한 조사를 여러 차례 했고, 이번 주부터는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관련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리는 국방부 상급자를 본격적으로 조사한다”며 “신 전 차관 조사 이후에 이 전 장관 조사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아직까지 일정이 조율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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