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군, ‘심청길 비밀 레시피’ 공연

2025-09-11 11:24:56 게재

증기기관차 안을 무대로 활용

곡성 맛과 이야기 담아 ‘호평’

극단 마실, 10월 2~4일 선봬

이색 공연 심청길 비밀 레시피
극단 마실이 오는 10월 2일부터 4일까지 심청길 레시피를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 마실 제공

전남 곡성군 할머니들의 삶과 이야기, 음식 등을 연극에 담은 ‘심청길 비밀 레시피’ 공연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특히 이 연극은 섬진강 기차마을 증기기관차를 고스란히 무대로 활용해 관심을 받았다.

11일 곡성군에 따르면 극단 마실이 오는 10월 2일부터 4일까지 심청길 레시피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연극은 지난 2022년부터 무대에 올라 전국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연극은 곡성의 아름다운 풍경뿐만 아니라 곡성의 맛 그리고 곡성의 사람을 고루 담아낸 작품이다. 관객들에게 제공되는 음식 역시 곡성의 대표 특산물 백세미와 흑돼지, 배추 등을 활용해 직접 만든 도시락이며, 채식 도시락 역시 준비돼 있다.

무엇보다도 관객들을 감동시킨 것은 이번 공연의 주연 배우인 곡성 할머니들이다.

연극은 손혜정 연출이 곡성에 돌아와 할머니들로부터 밥을 얻어먹는 것으로 시작한다. 할머니들의 밥을 먹으며 수다를 떨던 그는 고향의 품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얻었다.

이후 그는 직접 할머니들을 찾아다니며 이야기를 수집하고,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 등을 진행하며 그들이 주인공이 되는 공연을 만들기 시작했다.

2018년부터 꾸준히 진행해 온 작업을 통해 공연을 완성했고, 2022년 초연에 이어 재공연을 하면서 완성도를 높였다. 지난 공연 당시 “연기가 아닌 삶의 진실함이 느껴져서 좋았다.”, “할머니들의 무대에서 위로를 많이 받았다.”, “오늘을 살아갈 힘을 얻고 간다.” 등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연출을 맡은 순혜정 대표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의 당사자이다. 블랙리스트 예술인이라는 이유로 불합리하게 사업 선정이 번복되고 결국 공연을 하지 못하게 된 그는 한동안 힘든 시기를 보냈다. 사건 직후 약 2년간 예술계를 잠시 떠나 숨어있던 그는 우연히 곡성에 사는 후배의 연락을 받고 자신의 고향인 곡성에 돌아와 다시 아이들과 할머니들을 만나기 시작하며 예술 활동을 재개할 힘을 얻었다.

손 대표는 “이번 가을 공연은 지역 배우들을 더 발굴하여 중학생부터 할머니까지 공연을 통해 전 세대가 더 활발히 소통하고, 지속적인 우리 소리 창법과 연기 교육을 통해 시민 배우의 역량을 강화해 공연을 창작했다”고 말했다.

한편 공연 전석이 5만원이며, 초등학생 이상 관람이 가능하다. 예매는 인터파크와 플레이 티켓을 통해 할 수 있다. 또 곡성 주민은 특별 할인한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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