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것보다, 문학의 진실을 말하다”

2025-09-11 14:46:08 게재

서울국제작가축제 기자간담회

현기영·옌롄커 등 참여

서울국제작가축제가 올해도 세계 문학의 장을 연다. 9월 12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인사동 복합문화공간 그라운드서울에서 열리는 제14회 서울국제작가축제를 앞두고 11일 기자간담회가 마련됐다. 올해 축제에는 한국과 해외 8개국에서 온 29명의 작가들이 다양한 세션을 통해 독자와 만난다.

올해 주제는 ‘보 이 는 것 보 다 ( )’다. 전수용 한국문학번역원장은 “넘쳐나는 이미지와 정보 속에서 놓치기 쉬운 본질, 눈에 보이지 않는 진실과 감정을 문학을 통해 다시 성찰하자는 뜻을 담았다”며 “문학은 가시적 세계 너머를 비추는 등불이자 다른 시선과 경험을 연결하는 힘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남승원 기획위원은 “보이는 것보다 강인하다, 깊이 새겨져 있다, 복잡하게 얽혀 있다 등 작가와 독자 모두가 상상으로 채워갈 수 있는 주제”라며 “시각에 의존하는 현대사회에서 문학이 보여줄 수 있는 보이지 않는 것의 의미를 환기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개막 대담에 참여하는 소설가 현기영은 “겉으로 보이는 것은 극히 일부분일 수 있다. 사건과 인물의 내면을 추구하는 것이 문학의 역할”이라며 “5.18과 제주 4.3처럼 역사 속에서 망각된 사건들을 문학이 다시 드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께 개막 대담에 나서는 중국 작가 옌롄커는 “작가가 써내는 진실은 무한하다”면서 “소설은 진실되지 않아야 오히려 진실될 수 있다”며 문학적 상상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 문학에 대해 “자유롭고 약자에 대한 관심이 많다”면서 “중국 작가들은 사회적 상처를 직면하기 어려운데, 한국 작가들은 직접 마주한다는 점에서 위대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옌롄커는 또 “아시아 문학이 유럽이나 남미 북미 문학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한국이 동아시아 문학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서울국제작가축제는 국내외 작가가 1:1로 만나는 ‘작가 마주 보다’, 세 작가와 사회자가 함께하는 ‘작가들의 수다’ 등으로 꾸려진다. 박연준 기획위원은 “MZ세대 시인들이 ‘휴대폰으로만 작품을 쓴다면?’을 주제로 한 세션, 그림책 작가 이수지와 프랑스 작가 아드리엥 파를랑주의 대담 등 세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이 마련됐다”고 소개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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