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조끼 벗어 노인 구한 해경 순직
2025-09-12 13:00:03 게재
갯벌에 고립된 노인을 구조하려고 입고 있던 구명조끼까지 벗어줬다가 실종된 30대 해양경찰관이 끝내 순직했다.
11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중부지방해양경찰청 특공대는 이날 오전 9시 41분 즈음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영흥파출소 소속 이재석(사진·34) 경사를 심정지 상태로 발견했다. 이 경사는 심폐소생술을 하며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했다.
이 경사는 오전 3시 즈음 발을 다친 고령의 고립자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물이 허리 높이까지 차오르자 자신의 외근부력조끼를 벗어 고립자에게 입혀주고 순찰장갑을 고립자의 상처난 발에 신겨준 뒤 함께 육지로 이동하다 연락이 끊겼다. 이후 이 경사의 부력조끼를 입은 노인은 오전 4시 20분 즈음 출동한 항공기에 의해 구조됐다.
사고 직전 촬영된 현장 영상에는 이 경사가 손전등과 재난안전통신망 단말기를 든 채 자신의 부력조끼를 벗어 노인에게 건네는 모습이 담겼다. 해경은 이 경사가 갑자기 불어난 바닷물에 휩쓸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구조 과정 전반을 조사할 예정이다.
해경은 중부지방해양경찰청장 장으로 5일간 장례를 진행한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