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기로에 선 권성동 … 남일 같지 않은 국힘 의원들
수적 열세 국민의힘, 체포동의안 막기엔 역부족
여당 이탈표 기대 어려워 … 특검 수사에 무기력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구속 기로에 섰다. 거대여당 주도로 체포동의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기 때문이다. 적잖은 의원들이 특검 수사를 받고 있는 국민의힘에서 “남일 같지 않다”는 탄식이 나온다.
국회는 11일 본회의를 열어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통과시켰다. 총 투표수 177표 가운데 찬성 173표, 반대 1표, 기권 1표, 무효 2표였다. 국민의힘이 표결에 불참했지만, 과반 의석을 넘는 민주당 주도로 체포동의안은 여유 있게 통과됐다.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면 가결된다. 166석인 민주당 단독으로도 체포동의안 처리가 가능한 셈이다. 권 의원의 구속 여부는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최종 결정된다.
이날 표결을 지켜본 국민의힘에서는 갈수록 불안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3대 특검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겨냥한 수사에 속도를 내면 ‘제2의 권성동’ ‘제3의 권성동’이 속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검이 앞으로 국민의힘 의원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수적 열세인 국민의힘은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의원 숫자가 절대 부족한데다, 민주당에서의 ‘이탈표’를 기대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당직자는 12일 “과거에는 의원들이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을 듣더라도 체포동의안 표결에서는 이심전심 반대표를 던지곤 했는데, 요즘은 소속 당이 다르면 동료라고 생각도 안하는 분위기”라며 “체포동의안이 올라오면 100% 통과될 판이니, (특검 수사를 받는) 의원들의 심정은 오죽하겠냐”고 말했다. 지난 2018년 자유한국당 홍문종·염동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반대표를 던지면서 부결됐다.
내란 특검은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계엄해제 표결 방해 의혹을 수사 중이다. 당시 원내대표단 7명도 수사 대상으로 거론된다. 윤상현 이철규 윤한홍 조은희 임종득 의원 등의 이름도 수사선상에서 거론된다. 10여명을 훌쩍 넘는 국민의힘 의원이 특검 수사 대상이 되면서 국민의힘을 감싸고 있는 불안감은 좀처럼 해소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