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열풍…지자체 가을축제 기대감

2025-09-15 13:00:03 게재

이색축제로 외국 관광객에 손짓

김밥·갓·라면 등 연결고리 눈길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흥행과 맞물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가을축제를 준비 중인 지자체들이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특히 케데헌에 등장한 김밥 갓 라면 등 연관 소재를 주제로 한 축제들은 행사 규모를 확대하고 홍보를 강화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2025 김밥축제 포스터. 김천시 제공

15일 내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가을축제를 준비 중인 지방자치단체들은 케데헌 열풍이 서울을 넘어 지역 가을축제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들떠있다. 영화의 배경이 된 서울을 넘어 지역 문화를 알릴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도시가 경북 김천이다. 지난해 처음 개최한 ‘김밥축제’ 덕분이다. 김천시는 영화 속 주인공 루미가 김밥 한줄을 통째로 먹는 장면이 해외 팬들에게 인기를 끈 덕분에 올해 축제에 외국인 관광객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만반의 준비에 들어갔다.

김천시는 다음달 25~26일 열리는 제2회 김밥축제 장소를 사명대사공원에서 보다 넓은 직지문화공원으로 옮긴다. 또 김밥 주재료인 단무지·오이·햄을 활용한 ‘무지링 존’ ‘오잉 존’ ‘햄찌 존’을 조성해 소풍 분위기를 낼 계획이다. 또 김밥 판매업체를 기존 8곳에서 30여곳으로 늘리고 셔틀버스 운행도 4배로 늘린다.

경북 상주시는 ‘갓’에 주목하고 있다. 오는 26~28일 3일간 상주시 경상감영공원에서 개최되는 이 축제 역시 케데헌 열풍에 기대감이 높다. 영화 속 저승사자가 쓰고 나온 갓이 해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덕분이다. 이 축제는 상주시와 한국한복진흥원이 함께 전통 복식과 모자를 주제로 기획했는데, 지난해 2회 때 11만5000여명이 참가할 만큼 인기를 끌었던 이색 축제다.

라면을 주제로 한 축제도 늘어나고 있다. 강원 원주시는 오는 19~21일 ‘제1회 원주라면페스타’를 연다. 원주시에서 라면 공장을 운영 중인 삼양식품이 후원사로 나섰다. 2022년부터 축제를 열고 있는 경북 구미시 라면축제를 본떠 만든 축제다. 구미 축제의 대표 상품이 신라면이라면 원주 축제는 불닭볶음면이다.

충북도가 추진하는 3대 국제행사도 케데헌 열풍에 거는 기대가 크다. 세계 최대 규모의 공예 비엔날레로 성장한 청주공예비엔날레, 국악의 본고장 영동에서 열리는 영동세계국악엑스포, 한방의 무한 성장 가능성을 만나는 제천국제한방천연물산업엑스포를 통해 한국 문화의 매력을 세계에 알리겠다고 나섰다.

올해 30주년을 맞는 부산국제영화제도 케데헌 열풍에 발을 걸친다. 특별상영행사의 하나로 케데헌 주제곡(OST)을 관객이 직접 따라 부르며 즐기는 자리를 마련한다. 특히 26개 행사를 묶어 진행하는 시월페스티벌과 함께 진행하는 만큼 영화제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제주 전남 등 가을 축제를 준비하는 대부분 지자체들이 관련 프로그램 도입을 검토하는 등 케데헌 효과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자체들의 최종 목표는 케데헌 효과로 한국을 찾은 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서울을 넘어 지자체 지역축제로 이어지는 것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케데헌을 비롯한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을 찾은 관광객들이 서울 뿐 아니라 지역에서 보다 한국적인 맛과 멋을 즐길 수 있길 기대한다”며 “우리 문화를 담은 지역 관광자원들이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며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신일·최세호·곽재우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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