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준비, 부산·경북 함께해야”

2025-09-17 13:00:01 게재

‘북극해항로3.0시대와 동해안 간담회’ 개최 … 울릉도 가치 커져, 접근성은 높일 필요

“북극항로 준비는 부산과 경북이 함께 해야 성공확률이 높아진다.”

국립한국해양대 라이즈(RISE)사업단과 국제해양문제연구소, 울릉군 등이 공동 주최한 ‘북극해항로3.0시대와 동해안 정책토론회’에 참여한 전문가들이 이구동성 입을 모았다. 이날 토론회는 울릉도 사동항에 입항한 한국해양대 실습선 한나라호 선상에서 진행됐다.

국립한국해양대 라이즈(RISE)사업단과 울릉군 등이 공동 주최한 ‘북극해항로3.0시대와 동해안 정책토론회’가 16일 해양대 실습선 선상에서 열렸다. 사진 한국해양대 국제해양문제연구소 제공

최영숙 경상북도 환동해지역본부장은 “경북도는 북극항로추진팀 신설을 계기로 북극항로 준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영일만항을 거점으로 항만개발과 철강·에너지 산업이 도약하는 기회로 삼겠다”며 “부산항이 잘 돼야 포항 영일만항도 잘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가야 해양대 석좌교수는 북극해항로3.0 연구를 정부 국정과제와 연계할 것을 주문했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123개 국정과제를 확정하면서 ‘북극항로 시대를 주도하는 K-해양강국 건설’을 포함했다.

이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다가오는 북극항로 시대를 대비해 해양수도권을 완성하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한다. 컨테이너·액화천연가스(LNG)·원유 등 북극 화물별 거점항만도 개발한다. 전재수 해수부 장관은 해양수도권 범주가 부산뿐만 아니라 여수(전남)에서 포항(경북)까지 남부권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남봉우 내일신문 편집인도 “김대중정부의 정보화사업도 수많은 시도가 있었고 그 중 10% 정도가 성공해 우리가 정보화 강국이 된 것”이라며 “북극항로 준비를 잘 하기 위해서도 부산뿐만 아니라 경북 등 다양한 곳에서 관련 프로그램들을 많이 만들어서 붐을 일으켜야 한다”고 말했다.

북극항로 시대에 울릉도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이를 위한 정책들도 적극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윤배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울릉·독도해양연구기지 대장은 “북극항로 시대 준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러시아와 협력이 전제돼야 하는데 울릉도와 러시아 북극해는 역사적으로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서양인으로서 울릉도를 처음 방문한 프랑스인 라페루즈는 18세기 울릉도를 방문하고 일본 홋카이도 북부의 소야곶과 러시아 사할린섬의 크릴론곶 사이에 위치한 라페루즈해협을 통과했다.

김 대장은 “일본을 견제하고 있는 러시아가 북극항로가 열렸을 때 독도를 어떻게 표시할 것인지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한국해양대와 2023년 업무협약 이후 울릉도가 해양 전진기지로서 함께 협력하고 있다”며 “더 많이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릉군 관계자들은 “울릉도의 교통 의료 교육 문화 인프라를 개선하는 것이 독도를 지키는 최선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지상규 해양대 교무처장은 “해양대의 글로컬 전략 중 고교-대학-지역을 연계해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산업체로 취업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며 “울릉군 고등학교와 해양대 프로그램을 결합해 학생들을 특성화 전략으로 입학시키는 방안을 울릉군과 함께 논의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해양대 국제해양문제연구소는 교육부·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북극해 항로 3.0 구축을 위한 토대연구’를 향후 6년간 진행한다.

정문수 연구소장은 “북극해 항로 1.0은 북극해 항로에 대한 과학적 발견의 시기, 2.0은 부분적인 상업적 활용의 시기라면 3.0은 전면적인 상업적 활용시기를 말한다”며 “해운 항만 등 물류나 조선, 그와 연관된 산업에 주목하고 있지만 길게 보면 결국 사람사는 인문학 이야기가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울릉=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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