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불삼년…심판대 오른 윤핵관

2025-09-17 13:00:29 게재

권성동 1억 수수 혐의 구속

다른 윤핵관도 ‘사법 위기’

장동혁 “야당이 죄인 시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21년 7월 국민의힘에 입당할 무렵 그는 혈혈단신이었다. 본인은 정치 초보였고, 자신을 도울 정치 세력도 변변치 않았다. 입당 전 이런저런 인연으로 만난 정치인이 전부였다.

영장심사 후 이동하는 권성동 의원 윤석열 정부와 통일교 간 ‘정교 유착’의 발단으로 지목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대기 장소인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하지만 유력 대선주자라는 위상 덕분에 그의 주변에는 중량급 정치인들이 빠르게 모여들었다. 훗날 윤핵관(윤석열측 핵심관계자)으로 불린 의원들이다. 권성동 이철규 윤한홍 장제원 등이 대표적으로 꼽혔다. 삽시간에 서초동 아닌 여의도에 윤석열사단이 형성된 것이다.

이들 윤석열사단은 정치 입문 1년도 안 된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이들은 대선 과정에서 캠프와 선대위 핵심부에 포진해 정권 창출의 1등 공신 역할을 했다. 윤 전 대통령 친구인 권성동 의원은 ‘검사 윤석열’을 ‘정치인 윤석열’로 바꾸는 데 결정적 공을 세웠다. 장제원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의 눈과 귀 역할을 충실히 했다. 이철규·윤한홍 의원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윤핵관으로 불리며 정권 출범 이후에는 실세로 급부상했다. 권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강원 동해시 유세에서 “저는 윤핵관인 걸 자랑스러워하는 사람” “새로운 윤핵관이 바로 이철규”라고 말하기도 했다. ‘윤핵관=정권 실세’ 공식이 공식화된 순간이다.

윤 전 대통령이 12.3 계엄과 탄핵으로 몰락한 이후 윤핵관도 ‘동반 위기’ 수순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16일 권 의원이 통일교로부터 불법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됐다. 22대 국회 들어 첫 현역의원 구속이다. 권 의원은 2018년 강원랜드 채용 비리 사건 당시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재판에서 무죄를 받았지만 이번에는 ‘구속의 운명’을 피해가지 못했다. 권 의원은 SNS를 통해 “아무리 저를 탄압하더라도, 저는 반드시 진실을 밝히고 무죄를 받아내겠다. 문재인정권도 저를 쓰러뜨리지 못한 것처럼, 이재명정권도 저를 쓰러뜨리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철규·윤한홍 의원도 ‘사법 위기’에 직면했다.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기소된 이 의원은 지난 15일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구형 받았다. 윤 의원에게는 징역 6개월 및 벌금 300만원이 구형됐다. 두 의원은 3대 특검 수사도 받고 있다. 이 의원은 채 해병 특검의 수사 대상이다. 민주당은 이 의원이 ‘KH그룹 수사무마 의혹’에 연루됐다며 고발했다. 이 의원은 16일 “오늘 아침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제가 그런 범죄에 연루됐다면 바로 정계에서 은퇴한다고 밝혔다”며 자신을 고발한 민주당 의원들을 맞고소했다. 윤 의원은 명태균씨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 김건희 특검으로부터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지난 3월 숨진 장 의원은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1심 재판에서 사망을 이유로 공소 기각됐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7일 권 의원 구속에 대해 “야당인 게 죄인 시대”라며 “특검의 여론몰이식 수사에 대해 법원이 협조할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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