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킥보드 배터리폭주 화재 1000℃ 넘어

2025-09-18 13:00:05 게재

불연재 보관소 필요

산업계와 학계, 연구기관 등이 공동으로 전동킥보드 화재 영향을 실험한 결과 보관 장소에 대한 안전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안전장치가 없는 보관소에서 배터리 폭주로 불타는 자전거. 짧은 시간에 주변으로 불이 확대된 모습이다. 사진 화재보험협회 제공

한국화재보험협회는 경기도 여주에서 개인형 이동장치(PM) 보관 및 충전 구역의 안전조치가 없는 경우 화재가 급격히 확산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실험은 PM 보관소의 배터리 화재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4월 출범한 민·관·학 협력 플랫폼 ‘사회안전망 더 링크‘에 참여한 기관들이 기획한 것이다. 화재보험협회와 삼성화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서울시립대학교 등이 함께 했다.

최근 전동 킥보드·전기자전거가 늘어나면서 공동주택이나 상가 등에 주차 및 보관 전용 공간이 마련되고 있다. 특성상 충전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보관 및 충전 중 배터리 화재가 발생할 경우 심각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주로 외벽 마감재로 불이 확산되기 때문이다.

실험에서는 실제와 유사한 필로티 구조를 제작해 △불연재 보관소를 설치한 안전조치 구역과 △안전조치가 없는 일반적인 보관 환경을 구분했다. 전기자전거 배터리에 열폭주를 유도해 화염 확산 정도를 지켜본 결과 안전조치가 없는 보관소에서는 화염이 외벽 단열재를 통해 빠르게 번졌다.

반대로 불연재 보관소 설치와 외벽 이격거리 확보 등 방호대책을 적용한 구역에서는 화염 전파가 뚜렷하게 지연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불연재로 제작된 보관소는 천정과 벽의 온도는 58~60℃에 불과했지만 안전조치가 없는 공간은 심각했다. 자전거 안장 높이 벽면은 무려 1090℃였고, 천장도 687℃로 올랐다.

전공킥보드나 전기자전거는 고가 장비인데다가 아파트나 공용주택에 충전하기 쉽지 않다. 전기차와 같은 전용 충전기가 없어 공용공간에서 충전을 할 경우 전기도둑이 되기도 한다. 가정이나 실내에서 충전·보관할 경우 더 위험하다. 안전규제가 만들어지기 전에 보급이 늘어난 대표적 사례다.

함승희 서울시립대 방재공학과 교수는 “PM보관소의 방호대책이 화재 피해 확산을 막는 데 효과적이라는 게 실험으로 입증됐다“며 ”관련 안전기준 정비와 제도 개선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오승완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