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 추석연휴를 잡아라
지자체들 추가 답례품 내걸고 홍보전
특별재난지역 ‘복구비용’ 모금도 활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을 맞아 다양한 고향사랑기부 이벤트를 진행한다. 연휴 기간 기부 참여자에게 추가 답례품을 주거나 경품을 통해 선물을 증정한다. 재난지역 복구를 위한 모금 등 지정기부 홍보도 활발하다.
22일 내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자체들은 추석 연휴 고향을 찾는 출향인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고향사랑기부 홍보에 나선다. 추석 한정 답례품을 제공하거나 추첨을 통해 추가 경품을 제공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충남 청양군은 22일부터 10월 2일까지 100명을 추첨해 햅쌀 2㎏을 나눠준다. 전남 담양군은 50명에게 4㎏의 햅쌀을 준다. 경북 경산시는 100명을 추첨해 1만원 상당의 네이버 포인트 쿠폰을 나눠준다.
전남 보성군은 추천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친구나 가족 지인에게 보성군 고향사랑기부를 추천한 숫자에 따라 다양한 경품을 지급한다. 본인을 포함해 3명을 추천하면 골드키위 3㎏, 5명을 추천하면 삼겹살 1㎏을 추가 지급한다. 20명 이상이면 한우선물세트를 준다.
추석 한정판 답례품도 눈길을 끈다. 강원 정선군은 가리왕산 케이블카 이용권과 곤드레파이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케이블카 이용권에는 2인 탑승권과 커피 두잔을 포함한다. 전남 함평군은 참기름·들기름 세트를 마련했다. 경남 하동군은 22일부터 100명을 추첨, 3만원 상당의 디카페하동 족욕 및 음료·디저트 교환권을 제공하기로 했다.
지자체 개별 이벤트뿐만 아니라 모금을 대행하는 민간플랫폼도 추석 이벤트에 참여한다. 위기브는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왓챠와 손잡고 지난 16일부터 기부자에게 문화 혜택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위기브를 통해 10만원을 기부하면 답례품에 더해 왓챠 프리미엄 1개월 이용권(1만4800원 상당)을 추가로 제공한다. 롯데멤버스와 손잡고 햄버거세트 쿠폰을 증정하거나 엘포인트 10%를 적립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지자체들은 지정기부사업 홍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답례품을 내세워 기부를 호소하기보다는 기금 사용처를 알려 모금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명절 연휴 고향을 찾는 출향인들에게 지역의 변화를 이끌 특별한 목적사업을 홍보하면 효과가 배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7월 집중호우로 심각한 피해를 당한 지자체들이 지정기부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같은 이유다.
실제 20여개 지자체가 재난지역 복구를 위한 지정기부 모금을 진행 중이다. 특히 특별재난지역의 경우 10만원 초과 기부금에 적용하는 세액공제율이 기존 16.5%보다 33%로 2배 높다. 이 때문에 지난 3월 대형산불 피해가 발생한 경북과 경남·울산 8개 지자체는 불과 열흘 만에 44억원을 모금하기도 했다.
현재 진행 중인 모금은 집중호우 피해지역이다. 고향사랑e음 지정기부를 통해 충남·광주·경남의 시·군·구 등 피해규모가 큰 지자체들이 모금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위기브 지정기부도 함께 진행한다.
광주 광산구·북구·남구와 충남 서산시·부여군·홍성군·예산군, 전남 담양군 등이 재난지역 특별모금을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광주 남구는 21일까지 고향사랑e음에서 6898만원, 위기브에서 1억2250만원을 각각 모금해 전체 모금액이 1억9000만원을 넘어섰다.
지난 3월 대형산불 피해를 당한 경북 영덕군도 지금까지 지정기부 모금을 진행 중인데 고향사랑e음과 위기브 두곳에서 모금한 금액이 19억4800만원을 넘어섰다.
지난해부터 지정기부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한 지자체 관계자는 “소아과 진료나 소외계층 냉방시설 지원, 학교 운동부 지원 등 목적이 분명한 사업을 내걸고 홍보하면 기부자들의 관심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지정기부는 단순히 고향을 도와달라는 게 아니라 지역을 살만한 곳으로 만드는 데 힘을 보태달라는 것”이라며 “추석 연휴가 지정기부 사업 홍보에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