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 만찬장 결국 무산됐다
경주라한호텔로 변경
만찬장은 경제행사장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1개월 정도 앞두고 돌출 변수가 발생했다.
당초 장소를 확정하지 못해 뒤늦게 국립경주박물관 내 가설건축물로 지어지고 있는 APEC 정상회의 만찬장은 각국 정상들의 만찬과 사교의 장으로 사용될 예정이었으나 돌연 경제행사장으로 바뀌었다.
경북도는 지난 19일 ‘2025년 APEC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제9차 회의에서 “정상회의 공식 만찬은 경주 라한 호텔 대연회장, 글로벌 CEO 등이 참여하는 네트워킹 행사는 국립경주박물관 내 신축 행사장에서 각각 개최하기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APEC 정상회의 만찬장이 당초 국립경주박물관 중정 내 신축 건축물에서 경주 라한 호텔 대연회장으로 변경된 것이다. 이에 따라 각국 정상들의 만찬을 위해 80억원을 들여 완공을 앞두고 있는 국립경주박물관 만찬장 사용 계획은 무산됐다.
준비위원회는 “APEC 정상회의가 국가 정상화를 알리는 새정부의 첫 대규모 국제 행사로 국내·외 각계를 아우르는 폭넓은 인사가 참여할 예정”이라며 “보다 많은 인사가 초청될 수 있도록 경주 라한 호텔 대연회장에서 공식 만찬 행사를 진행하기로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준비위원회는 이와 관련 “제5차 준비위원회(1월 22일)에서 정상 만찬 장소를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추진하고 여의치 않을 경우, 호텔 연회장 등을 대안으로 모색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립경주박물관 내 만찬장은 장소확정부터 지연됐었다. 지난해 6월 APEC 정상회의 개최지가 경북 경주시로 결정됐으나 만찬장 장소는 지난 1월 22일 확정됐다. 이후 가설건축물 건축 행위허가와 시굴조사, 발굴 및 실시설계 등을 거쳐 지난 6월에야 착공할 수 있었다.
그동안 만찬장소와 관련해서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장소가 협소한데다 이동동선, 음식조달, 경호문제 등에 대한 의문이 안팎에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당초 참석인원 추정, 경호, 음식 등 기본적인 사항도 철저하게 검토하지 않고 부실하게 만찬장 장소를 정한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다는 반응도 나왔다.
APEC 만찬장 장소 변경에 따라 국립경주박물관 신축 건물은 APEC CEO 써밋과 연계해 기업인들과 정상 등의 네트워킹 허브로 거듭나게 된다. 국내 전략산업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참여하는 퓨처테크 포럼 등 다수의 경제행사를 APEC 주간(10월 27일~11월 1일)에 국립경주박물관 중정 내 신축 행사장에서 개최하는 방안이 추진될 예정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당초 계획대로 정상들의 만찬장으로 사용할 경우, 경호와 보안문제로 참가자를 제한할 수 밖에 없어 아쉽지만 참가규모 확대를 위해 불가피하게 변경했다”고 말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