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보수 텃밭 TK서 연이틀 대여 공세
22일 경북 경산서 최고위원회 … 전날 동대구역서 대규모 집회
장동혁 “‘이 대통령, 서명했더라면 탄핵’ 발언, 협상 실패 인정”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격언을 실천하는 국민의힘이다. 3대 특검 수사와 여권의 내란 공세에 몰린 국민의힘은 보수 텃밭 TK(대구·경북)에서 대반격에 나선 모습이다. 22일 경북 경산에서 최고위원회를 열었다. 전날에는 대구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고 대여 공세를 퍼부었다.
22일 경북 경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주재한 장동혁 대표는 “오늘 저희가 현장 최고위를 하게 된 곳은 자동차 부품 산업이 집적되어 있는 (경북) 경산”이라며 “아시는 것처럼 관세협상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한미 정상이 만나서 관세협상을 한 이후에 정부는 합의문이 필요 없을 정도로 성공적인 협상이었다고 이야기했다”며 “그런데 최근 대통령은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만약에 합의문에 서명을 했었더라면 탄핵을 당했을 것이라고 하면서 사실상 관세협상이 완전히 실패였음을 인정했다”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대통령이 오늘 UN총회에 참석하기 위해서 미국으로 떠난다. 그런데 안보실장 브리핑에 의하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은 없다고 한다”며 “관세협상이 타결되기만을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우리 기업들은 새카맣게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정부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지난번 정상이 만났을 때는 도대체 어떤 내용이 오간 것인지 국민들은 궁금하다”고 밝혔다.
앞서 장 대표는 대구상공회의소에서 지역 기업인들을 만나 “대구의 민생경제부터 새로운 미래로 도약하기 위한 대형 사업들까지 저희가 앞장서서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다”며 대구 민심을 겨냥한 발언을 내놨다.
국민의힘은 전날 동대구역 앞에서 ‘야당 탄압·독재정치 국민규탄대회’를 열고 여권을 맹비판했다.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2020년 1월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연 이후 5년 8개월 만에 이뤄진 장외집회였다.
장 대표는 “여당 대표라는 정청래는 음흉한 표정으로 이재명과 김어준의 똘마니를 자처하고 있다”며 “반헌법적인 정치테러 집단의 수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지금 대한민국은 이재명 한 사람을 위한 나라가 됐다. 이재명이 국민 위에, 헌법 위에 군림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인민독재로 달려가고 있다”며 “이것이 정녕 목숨 바쳐 지켜온 자유대한민국이 맞는가”라고 비판했다.
이날 집회에는 국민의힘 추산 7만 명(경찰 추산 2만 명)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은 25일 대전에서 현장 최고위원회, 27일 서울에서 장외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내달 추석연휴 전까지 여권 비판 민심을 극대화시킨다는 구상이다.
여권이 추진하는 모든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대응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국민의힘이 전국을 돌며 장외집회를 이어가고, 고강도의 대여 메시지를 쏟아내는 건 특검 수사와 여권의 내란 공세에 대한 반격으로 해석된다. 강한 반격을 통해 특검 수사와 여권의 내란 공세로 국민의힘이 받을 충격파를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다만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대여 투쟁이 자칫 2019~2020년 황교안체제의 실패를 되풀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시 황교안 체제는 장외집회를 비롯한 강력한 대여 투쟁을 벌였지만 중도층의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2020년 총선에서 참패를 기록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