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무단 소액결제 피해 확산일로

2025-09-22 13:00:39 게재

서초·동작·일산도 … 집계방식 논란

KT 무단 소액결제 피해가 계속 확산되고 있다. KT는 확산 정황이 알려진 후 확인이 이뤄지는 방식의 대응이 거듭되면서 ‘은폐’ 의혹의 수렁에 빠지는 모습이다.

20일 KT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인증 시간 기준 피해 지역 자료에 따르면 당초 경찰 수사 범위인 경기 광명·부천·과천, 서울 금천·영등포, 인천 부평 일대 외에도 서울 동작구·서초구, 고양시 일산동구가 추가됐다.

KT가 처음 피해가 발생한 시점으로 지목한 지난달 5일부터 8일까지 나흘간 서울 동작구·관악구·영등포구 일대에서 15명이 26차례에 걸쳐 962만원의 피해를 봤다.

이어 범행 주체들은 8일, 그리고 주말을 건너뛴 11일 이틀에 걸쳐 서울 서초구에서 3명을 상대로 모두 6차례에 걸쳐 227만원의 소액결제 피해를 입혔다.

같은 사건들이 12~13일 경기 광명시, 15일 서울 금천구, 20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21일 경기 과천시에서 벌어졌고 이어 26일부터 사건 초기 알려진 대로 금천구·광명시, 경기 부천시 소사구, 인천 부평구 등에서 벌어졌다.

아울러 무단 소액결제 사건이 처음 알려진 이달 4일과 5일에도 100건에 가까운 무단 결제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 비정상적인 결제 시도 차단 직전까지 무단 소액결제가 상당 규모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최초로 알려진 4일 이용자 36명에게서 83건 피해(2499만원)가 있었고 5일 11명이 14건(550만원) 무단 소액결제 피해를 봤다.

구재형 KT 네트워크부문 네트워크기술본부장이 18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서 소액결제 피해 관련 대응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전체 피해 건수는 1차 집계 당시 527건에서 764건으로 늘었다.

피해 현황이 계속 확대되는 것은 KT가 자동응답전화(ARS)에 국한해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패스(PASS)앱 인증, 카카오톡 인증 피해사례까지 포함되면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황 의원은 “범행 지역과 시기에 대한 구체적 정보 등을 KT가 보다 빨리 공개했다면 수사에 도움이 됐을 사실들도 많은데 이제야 찔끔찔끔 주요 정보를 내놓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모가 밝혀질 수록 KT가 거짓 변명만 늘어놓았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소액결제가 이뤄진 모든 고객에게 직접 결제 현황을 고지하고 피해 전수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KT측은 사후확인 과정에서 피해규모가 계속 커지면서 진퇴양난에 빠진 모습이다. 확인속도가 피해 확산속도를 쫓아가지 못하다 보니 계속 커지는 피해상황을 공개해도, 말을 아껴도 지탄받는 상황이 돼 버렸다.

KT 관계자는 “적극적으로 조사·수사에 협조하면서 그때그때 투명하게 상황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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