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의 완성은 ‘리본'…자원순환 옷이 ‘대세’

2025-09-23 13:00:04 게재

패션가, 재사용·재활용 의류 상품 봇물 터져 … 재고·폐원단·수명다한 소재 새활용

패션업계에 재활용·새활용 의류가 쏟아지고 있다.

재고 폐원단이나 수명을 다한 소재를 활용해 새로운 의류나 잡화로 거듭난 상품이다.

2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패션업체들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자원순환 의류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이 심화되면서 친환경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그린슈머’가 적극적 소비 주체로 떠오른 가운데 패션업계에도 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고려한 패러다임 전환에 나서고 있다”면서 “버려지는 자원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순환 경제’에 기여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리비아로렌X도산아틀리에 리블루밍 컬렉션 화보 사진 올리비아로렌 제공
전국 폐기물 발생량 통계에 따르면 2023년 폐의류 발생량은 11만938톤으로 2019년(5만9000톤)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생활폐기물로 분리배출된 폐의류만을 집계한 수치라는 점에서 실제 발생량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고 티셔츠를 활용한 LF 헤지스X코지모지 키링 의류 사진 LF 제공
패션업계가 재고 의류, 폐원단 등을 재사용·재활용해 새로운 상품으로 되살리는 ‘리본(Re-Born)’ 정책에 힘을 싣는 이유다.

실제 여성복 브랜드 올리비아로렌의 경우 ‘도산아틀리에’와 협업해 폐원단과 재고 의류를 활용한 ‘캡슐 컬렉션’을 내놨다.

‘리블루밍’(Re:Blooming)을 주제로 지난시즌 재고와 버려진 원단을 창의적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아름다움을 꽃피우기 위해 기획한 프로젝트라는 설명이다.

폐원단을 활용해 도산아틀리에의 플라워 모티프를 구현하고 재고 의류를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재탄생시켜 지속가능한 패션의 가능성을 제시하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리비아로렌 측은 “협업 아이템은 가디건, 블루종 점퍼, 트렌치 코트, 트위드 재킷 등 간절기에 입기 좋은 아우터(겉옷)로 구성했다”면서 “폐원단과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컬렉션 화보를 통해 제품에 담긴 친환경 가치와 환경·사회·지배구조( ESG)경영 의지를 엿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파타고니아 새활용 가방 블랙 홀 컬렉션 사진 파타고니아 제공
앞서 LF 대표 브랜드 헤지스는 지난 6월 편집숍(매장) ‘코지모지’와 함께 정상 판매가 어려운 재고 티셔츠를 키링 의류로 재해석한 2025 업사이클링(새활용) 한정판을 선보였다. 헤지스는 티셔츠 중 오염, 훼손, 마감 불량, 변색 등으로 정상 판매가 어려운 재고 수백장을 선별하고 해체, 재구성해 강아지 전용 ‘탱크탑’과 ‘호박 팬츠’ 형태의 미니 의류로 재탄생시켰다.

버려진 레저 소재도 패션 상품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빈폴액세서리는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 ‘오버랩’과 협업상품을 출시했다. 오버랩은 수명이 다한 패러글라이더, 글램핑 텐트, 요트 돛 등 레저 스포츠 소재를 수거해 해체, 세탁, 재단, 봉제 과정을 거쳐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브랜드다.

양측이 손잡고 만든 제품은 백팩 사코슈(어깨끈이 달린 가방) 모자 우양산 판초 등 다양하다. 패러글라이더 소재인 나일론 더블 립스탑 원단을 사용해 경량성과 내구성이 뛰어나며 오염에 강하고 생활 방수가 가능하다. 여기에 백팩과 사코슈 지퍼 손잡이는 패러글라이더 산줄로 제작해 방점을 찍었다.

친환경 아웃도어 스포츠 브랜드를 표방하는 파타고니아 코리아는 지난달 친환경성과 내구성을 갖춘 ‘블랙 홀 컬렉션’을 선보였다. 블랙 홀 컬렉션은 파타고니아 대표 가방제품군이다. 주 원단과 안감까지 100% 리사이클(재활용) 폴리에스터 립스탑 원단을 사용했다.

산업용 폐기물을 재활용한 리사이클 TPU 필름으로 마감 처리해 눈 비 흙먼지 등에도 끄덕 없다. 내구성이 좋다는 얘기다. 또 40리터 55리터 70리터 세가지 용량으로 나와 짧은 여행부터 장기 출장까지 목적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고병수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