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입’만 공략하는 국힘…‘이재명 대 국힘’ 의도
민주당보다 이 대통령 공격이 “효과적” … “정청래는 똘마니”
이 대통령 ‘서명했으면 탄핵’ ‘외국 군대’ ‘우리가 남이가’ 비판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민주당은 ‘패싱’하고 이 대통령을 직접 상대하겠다는 태세다. ‘이재명 대 국민의힘’ 구도를 만들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국민의힘의 ‘이재명 집중’ 전략은 22일 최고위원회에서 한 눈에 확인됐다. 회의 참석자 대부분이 이 대통령 발언을 문제 삼았다.
장동혁 대표는 “최근 대통령은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합의문에 서명했었더라면 탄핵을 당했을 것이다’라면서 사실상 관세 협상이 완전히 실패했음을 인정했다”고 비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 대통령의 ‘탄핵 발언’을 겨냥해 “도대체 협상이 제대로 된 건지, 잘못된 건지,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발언 자체가 서로 상충된다”고 주장했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이) 안보 문제를 언급하면서 ‘외국 군대가 주둔하지 않으면, 나라를 지킬 수 없다는 생각은 굴종적인 태도다’ 이렇게 표현을 한다. 저는 이 표현이 일견 보통 많은 분들에게는 맞는 말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굉장히 위험한 신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이 ‘외국 군대의 주둔’으로 표현을 한다. 북한의 주장과 똑같은 이야기고, 과거 386 종북 주사파 운동권 세력이 주장했던 ‘양키 고 홈’ 주한미군 철수 주장과 맥을 같이 하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김민수 최고위원도 이 대통령의 ‘외국 군대’ 발언을 겨냥해 “군 미필자 이재명에 육군 장교 출신 김민수가 묻는다. 주적 북한의 핵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지키기 위한 군사 협력이 굴종인가, 아니면 핵의 두려움 앞에 무엇을 갖다 바칠지 고민하는 것이 굴종인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의 과거 발언까지 소환했다. 우 청년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본인이 안동 출신임을 강조하며, ‘왜 이재명에 대해서는 우리가 남이가 소리 안 해줍니까’, ‘나는 대구·경북의 아들’이라며 TK 뿌리론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의 대구·경북을 향한 행보는 0에 수렴한다. 지역민의 숙원사업이 잇따라 좌초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구·경북 방문은커녕 언급조차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이 쏟아내는 메시지 대부분은 이 대통령을 향하면서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패싱’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대 국민의힘’ 대신 ‘이재명 대 국민의힘’ 구도를 만드는 게 대여 공세에 유리하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민주당으로 화력을 분산시킬 필요 없이 이 대통령에게 집중하는 게 ‘가성비가 낫다’는 것이다. 이 같은 국민의힘 판단은 장 대표의 21일 대구 집회 발언(“여당 대표라는 정청래는 하이에나 뒤에 숨어서 음흉한 표정으로 이재명과 김어준의 똘마니를 자처하고 있다”)에서도 엿보인다. 민주당을 이 대통령의 ‘똘마니’ 정도로 치부하는 것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