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에 '피아노 100대' 선율 흐른다

2025-09-24 13:00:01 게재

최초 피아노 도입 사문진서

27일 이색 문화축제 열려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사문진 나루터에서 피아노 100대가 공연을 하는 장관이 펼쳐진다.

달성문화재단은 24일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로컬 100’에 선정된 바 있는 달성군 대표 문화축제 ‘달성 100대 피아노’가 오는 27일 오후 7시 대구 달성군 사문진 상설야외공연장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는 피아노를 중심에 두고 바이올린 협연과 재즈 공연까지 아우르는 종합 음악축제로 기획됐다. 국내외 정상급 연주자들이 대거 참여하며 모든 무대공연은 전곡 라이브 연주로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 예술감독은 지난해에 이어 피아니스트 김정원이 맡는다. 국제 콩쿠르를 석권한 피아니스트 김홍기, 서형민, 손정범이 파트별 리더로 함께한다. 특히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96명의 피아니스트와 김유원 지휘자가 이끄는 ‘달성피아노페스티벌 오케스트라’가 대형 무대를 채운다.

축제에서는 김 감독이 재해석한 앙드레 가뇽의 작품부터 모차르트와 베토벤 등 클래식 명곡, 이바노비치 ‘다뉴브강의 잔물결’, 20세기 영국 작곡가 홀스트의 ‘행성 중 목성’ 등이 선보인다.

예술감독과 파트별 리더 3인이 함께하는 특별 앙상블 무대도 마련된다. 브람스 ‘헝가리 무곡 제1번’, 하차투리안 발레 ‘가야네’ 중 ‘칼의 춤’ 등 테크닉이 요구되는 곡들로 꾸며져 진귀한 무대를 선사한다.

바이올린과의 협연무대는 또 하나의 볼거리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 중인 국내파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와 예술감독 김정원, 오케스트라가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한다.

재즈 무대도 눈에 띈다. 한국인 최초로 뉴욕 블루노트에서 단독 공연을 가진 재즈 피아니스트 송영주와 베이시스트 신동하, 드러머 임주찬으로 구성된 재즈 트리오가 연주한다. 재즈 보컬리스트 김유진과 싱어송라이터 로이킴도 무대에 올라 축제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릴 예정이다.

최재훈 이사장은 “달성 100대 피아노는 달성군의 문화적 위상을 보여주는 대표 행사”라며 “이번 축제가 지역 주민들에게는 자긍심이 되고, 달성이 외부 관람객들에게 기억에 남는 도시로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달성문화재단은 관람 환경 개선을 위해 기존 돗자리석을 전면 의자석으로 바꿨다. 전 좌석은 무료이며 사전 예약 없이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착석 가능하다.

사문진나루터는 1900년 3월 26일 미국 북장로교 선교사였던 사이드 보텀(한국명 사보담)이 한국 최초로 피아노를 들여온 곳이다. 부산에서 낙동강을 이용해 피아노를 운반해온 사실을 한국음악문헌학회 손태룡 대표가 확인했다.

당시 사문진 나루터에 내려진 피아노는 짐꾼 30여명이 사흘간 대구시 중구 약전골목의 선교사 집으로 옮겼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문진나루터는 조선 세종 28년에 설치돼 성종때까지 40년간 무역 창고(화원창)지로 활용됐고 대일무역의 중심지 역할을 한 왜물고가 있었던 곳이다.

당시 피아노 소리를 처음 들은 주민들은 빈 나무통 안에서 소리가 나는 것을 매우 신기하게 여겨 통 안에서 귀신이 내는 소리라 하여 ‘귀신통’이라 불렀다고 한다.

달성군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2013년 9월 뮤지컬 ‘귀신통 납시오’를 제작해 공연했으며 2012년 달성군 개청 99주년을 맞아 피아노 99대로 공연을 한데 이어 2013년 개청 100주년부터는 매년 100대 피아노 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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