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만난 유엔 사무총장 “대북정책, 현명한 접근”
방미 이틀째 … 우즈벡·체코 정상과도 연쇄회담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방미 이틀차인 23일(현지시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우즈베키스탄·체코 정상과 연쇄 회동을 가졌다. 특히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재명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현명한 접근”이라고 평가하며 한반도 문제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 후 구테흐스 사무총장과 지난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이후 두번째 만남을 가졌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 자리에서 “유엔은 한국 정부와 연대와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면서 특히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현명한 접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유엔도 적극 지원, 지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 대통령은 사무총장 면담 전 기조연설을 통해 ‘E.N.D(엔드) 이니셔티브’ 구상 및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대북관계 해법을 강조한 데 대한 지지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이 제시한 ‘E.N.D’는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의 앞글자를 딴 것이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교류, 관계정상화, 비핵화를 중심으로 한 포괄적인 대화로 한반도에서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종식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비핵화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냉철한 인식의 기초 위에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면서 “중단-축소-폐기의 실용적, 단계적 해법에 국제사회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에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다자주의 협력 체계의 중심인 유엔을 이끌어가고 있는 것을 평가했다.
한반도 평화 문제에 대해선 국제사회 전체의 평화안보와도 연계돼 있다는 점에서 “갈등과 대립을 넘어 대화와 협력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유엔이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또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연쇄 정상회담을 열고 상대국과의 협력 강화를 위한 대화를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에게 “양국이 철도, 공항, 도로를 포함한 교통·인프라를 비롯해 핵심광물 등 공급망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 내 17만여명의 고려인이 정·재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점을 언급하며 이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요청했다.
두 정상은 내년 한국 개최를 추진 중인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도록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또 파벨 체코 대통령에게 “올해는 한-체코 수교 35주년이자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1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며 “그간 양국 관계가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뤄온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은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수호해 왔다는 공통점을 보유한 만큼 이런 유사성을 상호 공유하는 가치를 기반으로 관계를 발전시키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파벨 대통령은 지난 6월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최종 계약을 수주한 것을 언급하며 “체코 측이 한국 기업의 우수한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것에 기반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그간 체코 측이 한국 기업의 투자 활동을 적극 지원해줬다고 평가하면서 “양국 간 협력이 원전을 넘어 반도체, 전기차, 방위산업 등으로 확대돼 호혜적으로 발전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미국의 외교안보 리더들을 초청해 만찬을 열었다. 다음날인 24일에는 이탈리아, 프랑스, 폴란드 정상과도 정상회담을 열 예정이다.
뉴욕=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