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KTX 호남선 차별은 지역차별"

2025-09-24 13:00:02 게재

경부선 비해 절반 운행

매표 전쟁에 개선 촉구

광주시와 지역정치권 등이 고속철도(KTX) 호남선 차별 해소를 강하게 요구했다. 경부선에 비해 하루 평균 운행 횟수 및 좌석 등이 절반 이하로 운행되면서 극심한 매표 전쟁에 따른 반발이다.

24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평일 하루 KTX 운행 횟수는 경부선이 115회인 반면 호남선이 55회로 절반 이하다. 공급 좌석 역시 경부선이 1일 9만9001석으로 호남선 3만7573석보다 2.6배나 많다. 주말에는 격차가 3배까지 벌어진다. KTX 이용객이 많아지는 주말(금~일) 경부선이 1일 21회 늘어난 반면 호남선은 1회 증편에 그친다. 특히 하루 중 이용객이 가장 많은 오전 7시~9시, 오후 5~7시 사이 경부선이 주말 4회 증편된 반면 호남선은 아예 증편이 없다. 이에 따라 경부선 주말 공급 좌석이 1일 11만7947석(평일 대비 1만8946석, 19.1%)으로 크게 증가한 반면 호남선은 3만8960석(평일대비 1387석, 3.7%)에 불과하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23일 송정역 앞에서 열린 ‘KTX 호남선 증편 촉구 결의대회’에 참석해 박병규 광산구청장, 광주시의회 등과 증편을 촉구했다. 사진 광주시 제공
차량 편성도 차이가 난다. 경부선은 편당 좌석 수가 많은 ‘KTX-1’과 신형인 ‘청룡’을 집중 투입한 반면 호남선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산천’을 투입한다. KTX-1은 편당 좌석이 955석인데 비해 KTX-산천은 편당 좌석이 379석이다. 이로 인해 호남선 ‘매표 전쟁’이 주말마다 되풀이된다. 이런 현상은 추석 등 명절에 더욱 심각해진다.

이에 광주시와 전남도 등이 줄기차게 개선을 요구했다. 광주시는 23일 광주시의회와 5개 자치구, 시민 등과 함께 광주송정역 광장에서 ‘KTX 호남선 차별 및 불공정 해소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KTX 운행 개선안을 정부에 건의했다.

광주시는 우선 주말과 명절, 혼잡 시간대에 좌석이 많은 KTX-1을 투입하거나 KTX-산천 열차 2대를 연결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 서대전 경유 열차를 수요가 많은 호남선에 대체 투입해 줄 것을 함께 요청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으로는 평택~오송 복선화가 완료되는 2028년에 맞춰 호남선 선로용량을 16회 이상 확보하고, 신규 도입되는 KTX-청룡(515석) 열차를 호남선에 우선 배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날 “호남선 KTX 증편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민생 과제”라며 “정부가 호남의 절실한 요구에 실행 가능한 정책으로 응답해야 한다”고 시정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국회의원도 이날 김민석 국무총리를 만나 ‘호남선 증편’을 건의했다.

앞서 광주지역 노동·시민단체는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철도가 호남 차별의 상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KTX와 SRT 통합이 “가장 빠르고 확실한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는 인구와 수요 등을 근거로 운행 횟수와 좌석 등을 배정해 호남 차별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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