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서소문고가 교통대책 ‘총력전’

2025-09-24 13:00:01 게재

22일 공사 시작, 진출입 전면 통제

신호조정·버스우회·모니터링 '총력'

서울시가 서소문고가 철거 이후 교통대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는 지난 21일 0시를 기해 차로를 전면 통제하고 서소문고가의 철거를 시작했다. 내년 5월까지 철거가 마무리되면 이후 고가차도를 다시 짓는 공사를 바로 시작해 2028년 2월 준공할 예정이다.

충정로와 서울시청역을 잇는 서소문고가는 1966년 세워져 올해로 59년된 노후 시설이다. 그간 교각 콘크리트가 부서지고 구조물이 파손되는 등 안전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고 결국 철거가 결정됐다. 안전상 이유로 결정된 철거이기 때문에 이로 인한 시민 반발은 적지만 문제는 교통 흐름이다. 서소문고가는 서울 서부권의 관문 역할을 하는 도로로 하루 평균 4만대가 넘는 차량이 오간다.

지난 21일 서울 서소문고가차도가 철거 공사를 앞두고 전면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철거 이후 교통 흐름 관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최근 벌어진 서부간선도로 사태 영향이 크다. 지하차도를 막고 평면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교통 혼잡이 벌어졌고 결국 시는 공사를 잠정 중단했다. 안전 문제로 인한 철거이지만 심각한 체증이 벌어질 경우 서부간선도로에 이어 서울시 교통운영 능력이 도마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하루 600편 기차 지나가 = 시에 따르면 철거 시작 3일째인 23일까지는 교통 흐름이 비교적 원활하다. 시 관계자는 “사전예고 기간을 길게 잡았고 한달전부터 차로를 한개씩 줄여가며 통제에 대비할 수 있게 한 것 등 때문에 현재까진 교통 흐름이 원활한 편”이라 고 말했다.

하지만 향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서소문고가를 다시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하부를 가로지르는 철로 때문이다. 더구나 서소문고가 아래는 하루에 총 600편의 기차가 지나다니는 서울에서 가장 통행량이 많은 철도다. 무엇보다 해당 철로는 화물 열차가 많이 오가는 길이어서 기차가 연달아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시가 가장 우려하는 대목이 바로 이 지점이다. 우회로 인해 일부 교통량이 분산되겠지만 어쩔 수 없이 서소문고가 자리를 이용해야 하는 차량은 철로를 가로질러 이동할 수밖에 없다. 시 조사 결과 열차가 연이어 지나갈 경우 차량 대기 시간은 최대 4분까지 늘어난다. 교통 전문가들은 “운전자와 승객들이 1~2분은 용인하겠지만 도로 위에서 4분은 상당히 긴 시간”이라며 “체증이 심해지면 서울시 교통운영 능력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침 저녁으로 도로상황 모니터링 = 서울시는 철거 이후 서소문고가 일대 교통흐름 유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직원들이 나가 차량 우회 현황과 각 방향별 교통정체 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으며 정체가 심할 경우 즉시 대응하는 체계도 마련했다. 경찰과도 협조 중이다. 막히는 도로와 그렇지 않은 곳을 구분해 신호의 길이와 간격을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도로운영계획도 새롭게 수립했다. 서소문로 외곽 방향에는 가로변에 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하고 충정로 방향 직진을 금지했다. 고가 하부에서 청파로 방향으로 좌회전은 금지된다. 시 관계자는 “서소문고가는 하부를 관통하는 열차 및 차량 안전 때문에 하루 2~3시간 밖에 철거를 하지 못하는 등 기간도 오래 걸리고 난이도도 높은 공사”라며 “철저히 준비하겠지만 교통 불편을 모두 없앨 수는 없는 만큼 시민들의 협조와 이해를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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