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고 후예를 찾아서 | 홍선욱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대표
데이터기반 해양쓰레기 정화활동 확산
통영에서 시작, 아시아 거쳐 유엔으로 … 스티로폼부표 90% 줄이고 '열일캠페인' 이어가
한국 남해안 통영에서 두 사람이 시작한 해양쓰레기 정화활동이 전국으로, 동아시아로, 유엔으로 확산되고 있다. 과정에서 한국 연안바다를 뒤덮고 있던 스티로폼부표가 사라지고 있고, 한 곳에서 성과를 낸 사례는 매월 한 차례 열리는 국제세미나에서 공유돼 세계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가 진행한 챌린지는 해양쓰레기 정화활동과 어떻게 연결되나.
JYP엔터테인먼트에서 아티스트들과 팬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실천활동을 기획해서 우리에게 연락이 왔고, 제안을 좀 더 발전시키는 방식으로 매년 활동하고 있다. 올해는 챌린지 방식으로 했는데 텀블러를 사용하거나 친환경교통수단을 사용하고 인증 등 활동에 참여하면 한 건당 만원씩 ‘오션’에 기부한다. 우리는 이 돈을 우리와 네트워크 맺고 있는 시민단체들의 해양정화활동 등을 지원(한 번 청소할 때 100만원)한다.
●‘오션’의 성과는 데이터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인데
해양쓰레기를 청소할 때 쓰레기 줍는 것만 하지 말고 우리가 선정한 10가지(열일캠페인) 중요한 쓰레기에 대한 조사도 하고, 데이터를 기록하고 입력한다. 행사를 한 번 해도 다양한 데이터가 남는다. 우리나라 평균 오염도에 비해 얼마나 오염도가 심한 곳에서 청소했는가, 해양미세플라스틱이 많이 발생하는 쓰레기를 얼마나 수거했는지, 생물에 많은 피해를 주는 쓰레기를 얼마나 정화했는가 등을 분석하고 숫자로 남긴다. 이걸 분석해서 참가자나 주관·후원하는 기업 활동을 의미있게 하고, 우리도 바다가 정화되고 있는지 등을 숫자로 평가해 볼 수 있다. 'JYP'에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로 들어간다.
●해안쓰레기를 분석한 결과 무엇을 발견할 수 있었나.
윤석열정부에서 중단됐는데, 두 달에 한번씩 전국 60곳 해변에서 해안쓰레기를 청소하고 조사하는 활동을 2008년부터 2023년까지 16년간 반복했다. 특정 해변으로 어떤 쓰레기가 들어오는지 보는 것인데, 다른나라에서 사용하지 않는 스티로폼 부표가 우리 해안을 망가뜨리고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을 줄이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2008년, 2009년 당시에는 이것을 통제할 정부 정책이 없었고, 스티로폼 중 불량품도 많이 썼다.
스티로품부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정책개발워크숍을 계속 했다. 어민들이 오지 않아 어민들을 찾아다니며 물었다.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해양수산부가 해양쓰레기 관리 기본계획으로 수용했다(▶해수부는 2023년 11월 13일부터 스티로품부표 신규 설치를 전면 금지하고 미세플라스틱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인증부표 보급사업 추진). 지금은 해안쓰레기 모니터링 데이터에서 스티로폼부표는 갯수 기준 90%가 줄었다. 우리가 열심히 하면 해양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고 것을 확신하게 됐다.
●스티로폼부표에서 10가지 해양쓰레기로 대상을 늘렸는데
2021~2022년에 스티로폼부표 경험을 다른 곳으로 확산하기 위해 우리 바다를 가장 많이 오염시키고 있는 심각한 쓰레기 열가지를 선정하고, 그것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이자며 ‘열일캠페인’을 시작했다. 비닐봉지, 밧줄, 폭죽쓰레기, 플라스틱음료수병과 뚜껑, 낚시쓰레기, 장어통발, 노끈, 스티로폼, 식물포장재, 담배꽁초 등 10가지 해양쓰레기를 10%로 줄이면 전체 오염을 절반 정도로 빨리 줄일 수 있겠다고 수치로 예측하고 있다.
바다 속 상황도 기록한다. 드론 스마트폰 인공지능 등을 결합한 플랫폼을 만들어 활동내용을 모두 등록하고 데이터로 분석한다. 이미지자료도 쌓아가고 있다.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SDG) 활동과도 연결돼 있는데
2011년 10월부터 한 달에 한 번씩 매달 첫째 화요일은 국제세미나를 한다. 우리나라와 중국 대만 일본 호주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 9개국 10개단체(베트남 2)가 참여하고 있는데 데이터에 기반한 오션의 활동방식을 공유·확산하고 있다. 유엔의 지속가능개발목표 14.1번 해양쓰레기분야가 연결해 해안 100m에서 발견되는 해양쓰레기를 줄이는 활동을 하고 있다. 오션의 홈페이지 ‘열일캠페인’에 10가지 해양쓰레기가 해안 100m에서 얼마나 발견되는지 공개하고 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