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대형 해킹사고에 사이버보험 문의 급증

2025-09-25 13:00:50 게재

예방·컨설팅·대응까지 종합지원

SGI서울보증 롯데카드 SK텔레콤 KT 등 금융권은 물론 통신업계 등 정보침해사건이 그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사이버보험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대기업용 상품에서 중소기업용 상품까지 제품군이 다양해지는 상황이다. 문의와 가입이 늘자 일부 보험사는 자동차보험의 긴급출동과 같은 서비스를 사이버보험에도 적용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화재는 24시간 사이버사고 대응이 가능한 핫라인을 구축하고 본격적인 서비스를 개시했다. 또 사이버 사고대응을 위해 손해사정업체와 법무법인 포렌식업체 등과 협업 구조를 갖췄다.

삼성화재는 “대형 통신사의 해킹사태 이후 대기업 위주의 계약 체결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화재가 판매하는 사이버보험은 대형사를 위한 ‘삼성사이버패키지’와 중소사를 위한 ‘삼성사이버종합보험’으로 나뉜다.

삼성화재는 또 가입을 희망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사이버 위험 보고서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보안관리 수준을 살펴본 뒤 위험지수를 산출하고, 사고가 발생할 경우 재정적 손실도 추정한다. 보험 가입을 원하는 기업에는 무상으로 제공된다.

국내에서 첫 사이버보험 전담조직을 만든 한화손해보험의 경우 지난해 말과 올 상반기를 비교한 결과 사이버보험 분야에서 매출을 2배 이상 늘렸다. 한화손보의 사이버리스크관리센터는 상품판매는 물론 정보침해사고를 예방하고, 대응할 수 있는 통합 체계를 갖추고 있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사이버보안 전문업체 티오리와 손을 잡았고, 사고 발생시에는 법무법인 세종이 투입된다.

사이버보험에는 징벌적 손해를 포함한 법률적 배상, 과징금 및 규제기관 소송 방어비용, 휴업손해, 평판손해 등이 포함돼 있다. 최근에는 정보 유출에 따른 고객들의 피해를 보장하거나 정보침해로 인한 데이터 복구 비용, 랜섬웨어 등 사이버협박 대응 비용 등을 보장하는 특약도 등장했다.

종전까지 사이버보험은 정보침해사고가 발생하면 보험사가 피해 상황을 파악한 뒤 보험금을 지급하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고 전 예방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다른 보험사들도 전문가들과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DB손해보험은 최근 법무법인 지평과 ‘사이버사고 대응 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보험에 가입한 기업 등이 정보침해사고가 발생하면 위기관리서비스를 지원키로 했다.

현대해상도 지난달 보안 기업 스틸리언과 ‘사이버보험 고객 대상 모의해킹 서비스 제공 사업’ 추진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스틸리언은 현대해상 사이버보험 고객을 대상으로 모의 침투 서비스를 제공한다. 모의 해킹 공격을 통해 보안 수준을 점검하고 보완하기 위해서다.

흥국화재도 독일의 재보험사인 뮤닉리의 약관을 기반으로 사이버보험상품을 판매중이다.

한편 지난 7월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사이버보안업무 담당자 300명을 대상으로 ‘2025년 사이버보험 인식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사이버보험 가입 비율은 의무보험 18.9%, 종합보험 6.9%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침해 등을 대비하기 위해 보안장비 도입 등 예방적 조치(39%)를 우선시 했고, 다음이 사이버보험을 통한 위험 전가(27%)로 나타났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사이버보험 시장은 300만달러(약 40억원)에 불과하다. 경제규모나 보험산업, 정보침해사건 규모에 비해 부족한 수준이다. 가까이 있는 일본의 사이버보험 시장만 1.96억달러에 달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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