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자영업자 대출 연체율 10% 넘어…부실위험 확대
가계 취약부문, 139만명·100조원 수준
연체율, 가계 10.48%·자영업자 11.34%
한계기업 17%로 2010년 이후 최대 수준
가계와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늘어나면서 부실위험도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들 가계와 자영업자의 취약 부문이 새롭게 연체에 진입하는 비율과 연체가 지속되는 비중도 크게 상승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5년 금융안정상황’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현재 가계부문의 취약 대출자는 138만3000명으로 전체 가계대출자의 7.0%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이 안고 있는 대출 규모는 99조9000억원으로 전체의 5.2% 수준이다. 자영업자는 더 심각하다. 취약 자영업자는 43만7000명으로 전체의 14.2%, 금액은 130조2000억원으로 전체의 12.2%를 차지했다.
한은은 3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고, 하위 30%의 소득자이거나 신용점수가 낮은 채무자를 취약부문으로 분류했다. 한은은 다만 자영업자 대출 가운데 사업자대출(723.3조원)이외에 가계대출(346.3조원)을 받은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가계와 자영업자 취약부문의 일부는 겹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 및 자영업자 취약부문의 증가는 연체율이 늘어나는 데서도 확인된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가계부문 취약대출자의 연체율은 10.48%로 1분기(10.90%)에 비해 소폭 하락했지만 2021년 1분기(6.20%)에 비해 큰폭으로 증가했다. 가계부문 연체율 장기평균(8.07%)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자영업자도 연체율이 2분기(11.34%)가 1분기(12.24%)에 비해 소폭 하락했지만 장기평균(8.41%)을 크게 웃돈다.
취약 차주의 신규 연체 진입도 2021년 약 2.5% 수준에서 올해 2분기는 3.90%로 늘었다. 자영업자 신규 연체도 같은 기간 약 2.5%에서 4.42%로 크게 늘었다. 연체가 계속 이어지는 연체지속률의 경우 가계는 2021년 4분기(75.6%) 대비 올해 2분기(74.9%) 소폭 줄었지만, 자영업자는 같은 기간 71.0%에서 79.4%로 크게 늘었다.
한은은 “가계 및 자영업자 가운데 취약 차주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들의 연체진입률과 연체지속률이 모두 상승하고 있다”며 “취약 차주의 부실이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확대, 장기화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은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계기업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외부감사를 받는 기업 가운데 17.1%가 한계기업으로 분류됐다. 이는 전년 대비 0.7%p 증가한 수치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중소기업은 한계기업 비중이 18.0%로 전년 대비 0.6%p 증가했고, 대기업도 13.7%로 전년도 대비 1.2%p 늘었다.
한은은 한계기업을 분류하면서 2025년 7월 말까지 재무제표 입수가 가능한 비금융법인 가운데 외부감사를 받는 기업 2만8751개를 대상으로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한계기업은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을 밑돌아 채무상환능력이 취약한 상태가 3년간 지속된 기업을 의미한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를 갚을 수 있는 재무적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로 1을 밑돌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수준을 말한다. 이른바 ‘좀비기업’이라고도 한다. 한은은 “한계기업 가운데 부실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한계기업의 비중도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