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PB농산물 중소공급사와 상생↑
식품안전·품질관리 비법 공유
시장접근·판로안정 확대 도움
PB 납품 중기 매출·순익 ‘호조’
쿠팡이 자체브랜드(PB) 농산물을 납품하는 중소협력사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어 주목된다.
식품안전은 물론 품질관리 같은 노하우(비법)를 전수해 줄 정도다.
이런 덕분인지 자체브랜드 납품업체들은 일반 납품때보다 매출은 물론 순이익 측면에서 크게 호조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쿠팡은 “자체브랜드(PB) 자회사 씨피엘비(CPLB)가 쿠팡 잠실 오피스에서 ‘2025년 공급사 농산물 품질 설명회’를 진행했다”고 25일 밝혔다.
설명회는 기존 협력사뿐만 아니라 새 협력사도 초청해 채소·과일 품질과 공급망 관리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동반성장을 위한 협력 의지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했다.쿠팡에 농산물을 PB상품으로 공급하는 100개 협력사 관계자 150명이 참석했다.
이날 공유한 내용은 단계별 상품 관리 프로세스 상품별 품질 규격·검품 기준, 반품 사례 분석, 해충·설치류 방제법 등이었다.
씨피엘비의 엄격하고 체계적인 식품 안전 기준을 현장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는 게 쿠팡 측 설명이다.
또 지난 1년간 품질관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우수한 성과를 거둔 협력사 5곳엔 ‘감사패’를 전달했다. 비법 전수와 함께 독려와 응원도 함께 전달한 모양새다. 쿠팡에 따르면 우수 파트너사는 엘제이농산, 진주시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송이애, 영농조합법인 광수,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온샘 등이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 협력사 관계자는 ‘쿠팡 물류망을 통해 우리회사 상품이 전국 각지로 배송되는 것을 보면 감회가 새롭다“며 ”안정적인 판로와 매출을 확보해 기업 운영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쿠팡 측은 전했다.
씨피엘비 관계자는 “고객에게 양질의 채소와 과일을 제공하기 위해선 중소납품사와 협력이 핵심”이라며 “상생모델을 강화하는 다양한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씨피엘비에 PB농산물을 납품하는 중소 제조사는 지난해말 기준 630곳이다. 2019년(160여곳)보다 4배 증가했다. 중소 납품사 고용인원도 2만7000여명으로 1년새 4000명 이상 증가했다.
실제 국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유통사에 PB납품을 통해 기업당 평균 9억9000만원, 연평균 약 2억5000만원의 순이익(순편익)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편익은 매출 증가분에서 비용 부담을 빼고 남는 이익을 뜻한다. 또 9억9000만원은 PB계약 시점부터 현재까지의 누적 효과를 집계한 결과로 PB납품기간 평균은 6.54년이다.
이는 한국온라인쇼핑협회와 한국유통학회가 PB상품 순기능을 집중 논의한 온라인 세미나(웨비나)에서 나온 조사결과다.
강형구 한양대 교수는 “PB 계약이 중소기업에게 실질적 경제적 편익을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연평균 2억5000원의 순편익은 중소기업의 매출규모를 고려할 때 상당한 수준이며 이는 PB 계약이 단순한 거래관계를 넘어 기업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강 교수 연구진은 7~8월 국내 대형마트 및 온라인유통사에 PB제품을 납품하는 전국 중소기업·소상공인 233곳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응답 기업 66.4%는 PB납품으로 ‘플러스 효과’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PB 계약(납품 시작) 당월을 100으로 설정한 ‘매출지수’를 기준으로 납품 전 후의 매출 추이를 추적했다. 납품하기 2년 전 평균 86.0에서 납품 2년 후 142.0으로 65% 증가했다. 상승 곡선은 납품 6개월 이후부터 가파르게 올라갔으며,전라·제주(77.8→158.9), 경상권(85.4→158.1) 등 비수도권 지역에서 성장 폭이 더 컸다. 특히 직원 수 5~29명의 작은 기업이 83.4에서 151.2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고 총매출에서 PB제품의 기여도 역시 소규모 기업일수록 컸다.
연구진은 “PB산업이 중소기업의 시장접근성을 확대하고 안정적 판로를 확보하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특히 지역 경제 활성화와 소상공인 성장 과정에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