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무한충돌’에 등 돌리는 추석 민심
더불어민주당 지지율 하락세 … 국민의힘 부진 장기화 조짐
무당층 2년 만 30% 돌파 … “정국 보는 유권자 아쉬움 반영”
내달 초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여야 모두 민심의 냉랭한 평가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공행진하던 민주당 지지율에는 제동이 걸렸고, 국민의힘의 부진한 지지율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무당층이 2년 만에 30%대를 돌파한 결과는 여야 모두에 대한 민심의 ‘경고’로 해석된다.
29일 추석 연휴를 앞둔 민심은 거대 여야를 겨냥한 냉랭한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국갤럽 조사(23~25일, 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민주당 38%, 국민의힘 24%, 조국혁신당 3%, 개혁신당 3%, 무당층 30%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조사(15~17일, 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에서는 민주당 41%, 국민의힘 22%, 개혁신당 3%, 조국혁신당 2%, 무당층 29%였다.
한국갤럽 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민주당은 8월 넷째주 44%였다가 하향세를 타더니 결국 30%대까지 미끄러졌다. 이재명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도 1주일 전보다 5%p 떨어진 55%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은 이 대통령 지지도 하락에 대해 “지난주 대비 직무 긍정률이 5%p 하락, 부정률은 3%p 상승했다. 이번주 부정 평가 이유 면면으로 미루어 짐작건대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압박과 진실 공방, 내란 재판부 변경 등 여당 주도 사안들이 대통령 평가에도 반영된 듯하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의 ‘독주’가 여권 전반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은 6.3 대선 이후 바닥권 지지율에 머물고 있다. 대선 직후에는 10%대까지 추락했다가 8월 이후 간신히 20%대로 올라섰지만, 9월에는 4주 연속 24%라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 사이 국민의힘은 강성보수로 꼽히는 장동혁 대표 체제를 탄생시켰다. 장 대표는 28일 “이재명정권을 끝내고 정권을 다시 찾아와야 한다”며 원내외 병행투쟁(필리버스터+장외집회)을 주도하고 있다. 장동혁표 대여투쟁이 중도층의 긍정적 평가를 받는데 한계를 보였다는 지적이다.
거대 여야가 민심의 냉랭한 평가를 받는 가운데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응답한 무당층이 증가세를 보여 주목된다. 6.3 대선 무렵에는 거대 여야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무당층이 10%대 초반까지 줄었지만, 최근 뚜렷한 증가세를 나타내면서 2023년 8월 다섯째주(32%) 이후 2년 만에 30%대를 재돌파한 것이다.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는 28일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양당 지지율이 조정을 받으면서 무당층이 30%대를 돌파한 건 최근 정국 상황에 대해 유권자들이 아쉬워하는 지점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거대 여야 지지율이 하락하거나 정체된 가운데 무당층이 늘어나는 건 최근 여야의 무한충돌 정국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반영된 결과라는 지적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