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향하는 3대 특검 수사
김건희특검, 권성동 김상민 기소 … 윤 조사 임박
내란특검, 30일 ‘외환 혐의 피의자’ 출석 재통보
해병특검, 이종섭 조사 막바지 … 윤 소환 수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이번 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김상민 전 부장검사 등 주요 구속 피의자를 기소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검팀과 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검팀의 윤 전 대통령 조사도 임박한 모습이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팀은 권 의원과 김 전 검사,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공천 청탁에 연루된 사업가 김 모씨 등을 이번 주 재판에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모두 이달 중순 구속돼 추석 연휴 기간인 다음달 4~7일 구속기간이 만료된다. 이런 경우 연휴 전에 구속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는 것이 통상적이라는 게 특검팀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권 의원 등은 연휴가 시작되는 다음달 3일 전에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구속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구속기간은 추석 연휴 뒤인 11일 만료되지만 권 의원 등 공범과 함께 재판에 넘겨질 가능성도 있다.
이들의 혐의 대부분은 윤 전 대통령과 맞닿아 있는 만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특검 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검팀은 우선 통일교의 불법 정치자금이 윤 전 대통령에게까지 흘러들어갔는지 규명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권 의원은 20대 대선을 앞둔 2022년 1월 통일교측으로부터 윤석열정부의 통일교 지원 요청과 함께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됐는데 그가 받은 1억원 중 관봉권 5000만원이 든 상자에는 ‘왕(王)’자가 새겨져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윤 전 대통령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공소사실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권 의원은 2022년 2~3월 한 총재로부터 금품이 든 쇼핑백을 건네받은 혐의도 있다. 대선을 앞둔 시점인 만큼 거액의 선거자금이 들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에는 통일교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윤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돕기 위해 50억~100억원의 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김 전 검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서도 윤 전 대통령 조사가 필요하다. 김 전 검사는 1억원대의 이우환 화백 그림을 김 여사에게 전달하고 지난해 4.10 총선 공천과 국가정보원 법률 특보 임명 등을 청탁한 혐의를 받는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김 여사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공직자가 아닌 김 여사에게 뇌물죄를 적용한 것은 윤 전 대통령과의 공모를 뒷받침할 정황이나 증거를 확보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뇌물 혐의에 초점을 맞춰 윤 전 대통령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또 20대 대선을 앞두고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 제공 받은 혐의로 김 여사를 기소하면서 윤 전 대통령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조사 시기와 방식 등을 검토 중으로 추석 연휴 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형근 특별검사보는 지난주 브리핑에서 “현재 진행 중인 수사 전반에서 윤 전 대통령 조사가 필요한 사안이 많다”며 “그때그때 부르는 것보다 종합적으로 적정한 시기에 소환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내란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오는 30일 외환 혐의 피의자로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 윤 전 대통령이 지난 24일 출석 요구에 불응하자 재차 통보한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 명분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10~11월 ‘평양 무인기 침투’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특검팀은 의혹 규명을 위해 윤 전 대통령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순직해병 특검의 윤 전 대통령 소환조사도 임박했다. 특검팀은 이른바 ‘VIP 격노’의 실체를 확인하고 그동안 윤 전 대통령의 의중이 실제 수사 압력으로 이어졌는지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해왔다.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등 주요 인사들에 대한 조사는 대부분 마친 상태다. 당시 국방부 수장이었던 이종섭 전 장관에 대해서도 4차례 조사했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 조사를 마치고 이르면 이번 주 윤 전 대통령측과 출석 일정 조율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