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블랙홀' 현상 멈췄다…대전시 반색

2025-09-30 13:00:03 게재

대전 늘고, 세종 정체

인구이동추이 바뀌어

대전시와 세종시 인구이동 추이에 변화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012년 세종시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나타나던 세종시 쏠림 현상이 멈출지 관심이다.

30일 대전시와 세종시 등에 따르면 최근 대전시 인구는 늘어나는 반면 세종시 인구는 정체하고 있다. 세종시의 경우 올해 1월에서 8월 말까지 외국인 포함 인구는 39만6867명에서 39만8430명으로 1563명이 증가하는데 그쳤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보면 39만8640에서 오히려 8월 말에 210명이 줄었다. 올해 무난히 4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했던 전망과는 다르다.

세종시의 인구감소는 의외라는 평가다. 세종시는 인구구조상 젊은 인구가 많아 출생아 숫자가 사망자를 항상 웃돈다. 통계청에 따르면 세종시는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출생아에서 사망자를 빼는 자연증가에서 유일하게 출생아가 많았다. 결국 인구가 정체하거나 감소한다는 것은 인구이동 즉 유입인구보다 유출인구가 많다는 얘기가 된다. 실제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국내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세종시는 284명이 순유출됐다.

반면에 10년 넘게 꾸준히 인구가 줄고 있던 대전시는 8월 말 기준 인구 144만1596명으로 올해 초와 비교해 2439명이 늘었다.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올해 인구가 증가할 수 있다는 기대까지 나온다.

대전시는 세종시와 정반대로 8월 국내인구 이동통계에서 959명이 순유입됐다. 5월 이후 4개월 연속이다. 대전시는 세종시와 달리 자연증가에서 항상 출생인구보다 사망인구가 많은 구조다. 결국 인구이동이 양 도시의 명암을 가른 셈이다.

대전시와 세종시에서 이 같은 변화가 극명하게 나타났다. 그동안 ‘세종시 블랙홀’이라는 말에서 보듯 대전시 인구를 빨아들였다. 하지만 8월 인구이동에서 대전시는 세종시에서 112명이 순유입됐다. 인구이동이 거꾸로 바뀐 것이다.

대전시는 20대와 30대의 유입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환호한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지역 경제상황, 양질의 일자리, 복지, 교육 등의 삶의 질 향상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반면 세종시는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올해 말로 예정돼 있는 해양수산부 이전까지 현실화되면 인구유출이 가속화될 가능성마저 나온다.

세종시 관계자는 “종합적으로 면밀하게 살펴봐야 하겠지만 정주여건 청년일자리 등의 부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추가 중앙기관 이전, 정주여건 개선 등에 속도를 내는 한편 궁극적으로 행정수도를 완성하는데 힘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윤여운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