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량 줄인 교촌’ 이번엔 배달가 인상

2025-09-30 13:00:02 게재

서울지역 해당 ‘허니콤보’ 2만5천원

치킨업계 ‘이중가격제’ 확산 조짐

서울지역 교촌치킨 매장이 배달앱 주문 가격을 매장보다 높게받는 ‘이중가격제’를 본격 도입했다. 앞서 자담치킨과 bhc가 비슷한 방식을 시행한 데 이어 교촌까지 합류하면서 치킨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30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 서울지역 가맹점들은 지난 19일부터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배달앱에서 허니콤보·레드콤보·간장콤보 등 주요 메뉴 가격을 2000원 인상했다. 대표 메뉴인 허니콤보는 기존 2만3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올렸다.

교촌치킨 가맹점주협의회는 서울 지역 가맹점의 90% 이상이 가격 인상에 동참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점주들은 배달앱에 지불하는 중계수수료가 과도한 점 때문에 배달가격을 올렸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매장 내 식사나 판매, 교촌 전용 앱 주문 가격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행 가맹사업법상 본사가 직접 제품 가격을 결정할 수는 없는 구조로, 가맹점주들이 자율적으로 가격을 책정하게 되어 있다. 다만 대부분의 프랜차이즈는 본사가 권장 소비자가격을 제시하면 점주들이 이를 따르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교촌 본사인 교촌에프엔비는 “점주들이 가격을 정해 본사에 통보한 사안”이라며 “본사는 고객불만 및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맹점을 최대한 설득하는 등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번 배달앱 가격 인상은 교촌이 이달 11일부터 순찰치킨 제품의 원료와 중량을 조정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지만 제공량을 줄인 사실상 가격인상으로 ‘꼼수 가격인상(슈링크플레이션)’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소비자단체 등은 전체 매출의 70~80%를 배달이 차지하는 현실에서, 높은 수수료 부담을 점주가 온전히 감당하기 어려워 결국 그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앞서 bhc는 지난 6월 가맹점들이 배달 치킨가격을 2000원가량 인상한 바 있다. 자담치킨도 4월부터 배달가격제를 도입해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보다 2000원 높게 책정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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