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피해 사과농가 ‘벌’로 되살린다

2025-10-01 09:35:08 게재

경북도, 화분매개곤충 기술 보급

농촌진흥청 협력, 사과 생산 지원

경북도가 대형 산불 피해를 입은 사과농가를 지원하기 위해 다축형 화분매개곤충 이용 매뉴얼을 보급한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인공수분보다 열매를 맺는 착과율은 23%, 사과 무게는 24%씩 각각 높이는 효과가 입증된 기술이다.

다축형 사과나무는 하나의 나무에서 원줄기를 2개 이상 유인해 재배하는 방법으로 여러 축으로 세력을 분산시켜 나무 높이는 낮게 폭은 좁게 키우는 수형을 말한다.

이번에 보급되는 매뉴얼은 사과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맞춰 화분매개 곤충별 주요 특징, 적정 투입 시기 및 최적 사용량, 활용 시 유의 사항, 전국 뒤영벌 공급처 등의 정보를 담았다.

복잡한 이론 대신 사진과 그림 등 시각 자료를 대폭 강화해 농업인 누구나 현장에서 쉽고 빠르게 기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매뉴얼 활용 시 농가소득 증대 효과도 큰 것으로 보인다. 1000㎡당 뒤영벌을 사용하면 약 180만원, 꿀벌은 약 98만원의 추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북도는 오는 10월 중순부터 도내 전 시·군에 매뉴얼을 보급하고, 농촌진흥청과 협력해 안동시, 의성군, 청송군, 영양군, 영덕군 등 산불 피해지를 중심으로 순회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지난 3월 발생한 대형 산불은 전국 사과 생산량의 62%(연간 28.6만 톤)를 차지하는 경북도에 큰 피해를 입혔다.

사과 재배지는 물론 꽃가루가 암술머리에 옮겨 붙어 수정이 이루어지게 하는 수분을 돕는 화분매개곤충의 서식지까지 파괴돼 안정적인 사과 생산 기반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 직면했다.

농촌진흥청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사과 개화량이 전년보다 줄어든 데다, 산불 피해 지역은 화분매개곤충 감소로 수정률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며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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