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해맞이행사, 무자격 업체에 맡겼다
부산시 감사위원회 감사
구, 입찰 따로 선정 따로
매년 20만명 안팎의 인파가 몰리는 해운대 해맞이행사를 대형행사 인증이 없는 무자격업체가 주관해 왔던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달 30일 부산시 감사위원회에 따르면 해운대구는 2019년부터 시작된 ‘해운대 카운트다운·해맞이 축제’를 입찰자격 없는 부적격 업체에게 맡겨 행사를 치러왔다.
해운대 카운트다운·해맞이 축제는 해운대구가 지역 대표축제로 만들기 위해 2019년 만든 행사다. 해운대구는 20년간 부산시 주관으로 진행되던 신년 해맞이 행사를 이어받아 송년 카운트다운 행사까지 접목해 현재까지 매년 실시하고 있다.
해운대구는 지금까지 A업체에게만 이 행사를 맡겨왔다. 장기 계약을 한 것이 아니라 매년 입찰은 별도로 진행했다.
문제는 A업체가 입찰자격이 없는 ‘기타행사기획’만 인증 받은 업체라는 점이다. 해운대구는 매년 용역 입찰 공고에 ‘축제기획 및 대행서비스’를 공식 인증 받은 업체를 입찰 참가요건으로 지정했다.
판로지원법에 따라 중소벤처기업부는 행사 인증 기준을 ‘축제기획’과 ‘기타행사기획’으로 나눈다. A업체는 민간 중심의 비축제성 중소규모 행사만 가능한 ‘기타행사기획’ 인증 업체로, 공공 중심의 대규모 행사를 치를 수 있는 ‘축제기획’ 인증 업체와는 다르다.
그런데도 해운대구는 참가자격을 충족하지 못해 입찰 무효사유에 해당되는 A업체를 계속 선정해 축제를 맡겼다.
해운대구가 매년 A업체에 행사를 맡기면서 전체 정량평가 점수는 왜곡됐다. 사업수행실적점수는 10점이나 줬고, 이 마저 항목별 배점한도 30% 초과 금지 규정을 어겼다.
필수 제출서류 중 하나인 업체 직원 인적사항에서도 평가 점수가 잘못됐다. A업체는 5명의 기술인력을 보유한 것으로 제출했는데, 시가 확인해보니 타업체 소속 인력들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기술인력 숫자에 따라 정량평가 점수가 달라져야 하는데도 해운대구는 매년 5점 만점을 줬다.
감사위원회는 “입찰참가업체 자격을 제대로 확인조차 않고 선정한 것 뿐만 아니라 상이한 기준을 적용해 형평성을 훼손했고, 특정 업체에 유리하거나 불리한 점수가 부여됨으로써 행정의 신뢰성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