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경상수지 흑자 1천억달러 넘어서나

2025-10-02 13:00:01 게재

8월까지 700억달러 육박 지난해 동기보다 24% 증가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가 1000억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나온다. 지난해보다 흑자폭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미국발 관세에도 수출은 아직까지 비교적 충격을 흡수하고 있다. 다만 향후 관세협상 결과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 변수는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미국발 관세 영향 속에서도 양대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 호조에 힘입어 한국의 9월 수출이 작년 동기보다 12.7%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25년 8월 국제수지’(잠정치)에 따르면, 올해 8월 경상수지 흑자는 91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연간 누적 흑자는 693억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8월까지 누적 흑자규모가 559억4000만달러였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흑자폭은 24% 가량 증가했다.

반도체 등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상품수지 흑자가 8월까지 누적 716억5000만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동기(610.8억달러) 대비 17.3%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여기에 배당소득수지(147.1억달러)가 지난해 동기(91.9억달러) 대비 큰폭으로 증가하는 등 본원소득수지 흑자(196.0억달러)가 지난해(130.5억달러)보다 50% 이상 증가했다.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지난해보다 빠른 추이를 보이면서 연간 흑자도 관심이다. 현재 속도를 고려하면 1000억달러 돌파는 가시권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수출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9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9월 수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12.7% 증가한 659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3월(638억달러) 이후 3년6개월 만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달 무역흑자는 95억6000만달러를 보였다. 무역흑자 규모는 8월(65.1억달러)보다 30억달러 이상 증가했다. 따라서 9월 상품수지도 8월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통관기준 무역수지보다 소유권 이전을 기준으로 하는 상품수지 흑자폭이 더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은 4개월 동안 급격한 대외교역 악재만 없다면 경상수지 흑자 1000억달러는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은은 8월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올해 경상흑자 규모를 1100억달러로 상향 수정하기도 했다. 다만 변수는 있다는 관측이다. 한미간 관세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면서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한국의 대미 주력 수출품목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8월 경제전망에서 예상치 못했던 관세협상 장기화가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여전히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연간 경상수지 전망에도 부정적일 것”이라고 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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