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통하면 매출 뛴다’

2025-10-10 13:00:03 게재

산지직송 지역식품 중기

대기업과 경쟁속 38배↑

“개발·생산에 집중 가능”

대기업 위주 식품시장에서 쿠팡 입점 지역 중소 식품사 매출이 급증하고 있어 주목된다.

일부 업체는 매출이 38배나 폭증했을 정도다. ‘쿠팡을 통하면 매출은 뛴다’는 공식이 나올 판이다.

9일 쿠팡에 따르면 김치·된장찌개·냉장햄 분야 지역 식품 중소제조사들이 최근 수년째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식품분야는 일부 대기업이 오랜 기간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대기업 위주 시장이다. 또 국내 음식료품 소매판매액 지난해 성장률(전년대비)은 2.2%, 올 2분기(전년동기대비)는 2.3%에 그칠 정도로 수년간 성장률도 저조했다.

그만큼 쿠팡 손 잡은 중소 식품업체들이 단기간에 몇배 이상 성장을 거두는 건 이례적이고 새삼스런 일이라는 얘기다.

실제 경상남도 김해 김치 제조사 ‘모산에프에스’의 경우 지난해 전체 매출 115억원 가운데 절반 수준인 60억원을 쿠팡에서 냈다.

2019년 최초 입점 첫해 매출(1억6000만원) 대비 5년만에 38배 성장한 결과다. 올해는 150억원 매출을 예상한다. 모산에프에스는 쿠팡 입점 전 약 10년간 소상공인 기준인 연 매출 30억원 내외에 머물렀다. 2010년 초 밑반찬 가게에서 출발, 지역 초중고교 등에 납품을 해오다 쿠팡 입점 후 ‘소비자간 거래’(B2C) 업체로 전환했다. 중소기업으로 발을 내딛으며 연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쿠팡 측은 “모산에프에스 성장 비결은 쿠팡 물류 인프라를 활용한 ‘갓 담근 김치 산지직송’이었다”며 “대기업을 비롯한 경쟁업체들이 냉장 숙성김치에 주력할 때 모산에프에스는 쿠팡과 손을 잡고 2022년부터 갓 담근 김치를 산지직송하는 ‘역발상’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지리산 해발 600m에서 생산하는 전통 된장을 생산하는 ‘지리산 피아골’ 된장 역시 쿠팡 우등생중 한곳이다. 지리산 특산물인 ‘고로쇠 수액’을 물 대신 사용하고 소금도 3년 이상 간수를 뺀 신안 천일염만 고집한다. 쿠팡 입점 첫해인 2021년 매출 5000만원에서 지난해 4억원으로 8배 뛰었다. 올해엔 5억원을 전망한다.

중소업체들은 쿠팡 입점 강점으로 ‘도매·중도매 등 복잡한 유통구조나 수수료 부담 없는 직거래로 유통비용 절감’ ‘상품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빠른 배송’을 꼽는다. 쿠팡 덕분에 제품 개발·생산에만 집중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만들 수 있었다는 얘기다.

한편 지난 5년간(2020~2024년) 쿠팡 입점후 소상공인을 졸업한 업체는 1만곳에 달한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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