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해외진출전 상표 빼앗겨

2025-10-10 13:00:01 게재

해외서 무단 선점 심각

의심사례 5년간 3만여건

국내기업 상표를 해외에서 무단 선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기업이 해외진출 이전에 이름을 빼앗기는 셈이다. 최근 5년간 3만여건에 이른다.

12일 지식재산처와 한국지식재산보호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해외에서 무단으로 선점된 것으로 의심되는 국내기업 상표는 3만841건에 달한다.

△2021년 4977건 △2022년 4654건 △2023년 5015건 △2024년 9520건 △2025년 8월 기준 6675건이다. 매년 증가해 2024년에는 전년대비 약 89%나 급증했다. 2021년과 비교하면 2배 가량 늘었다.

기업규모별로 살펴보면 중소기업이 1만863건으로 약 35%를 차지했다. 중견기업(2520건), 대기업(2494건)보다 4배 이상 많은 수치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8474건으로 압도적인 많았다. 인도네시아(5234건), 베트남(3001건), 태국(2683건) 등이 뒤를 이었다.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선출원주의를 채택한 국가에서는 상표 브로커들이 K-브랜드 진출 전 상표를 선점하고 고액에 되파는 사례까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은 중국 이커머스(온라인전자상거래)의 국내시장 진출로 이미 내수시장에서 타격을 입고 있다. 해외진출로 돌파구를 찾고자 해도 ‘K-브랜드 무단 선점’이라는 벽에 가로막혀 있는 상황인 것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오세희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과거 정관장 상표권 분쟁처럼 한번 빼앗긴 상표를 되찾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국제공조로 해외 브로커의 불법적 선점을 차단하고 피해기업이 신속히 구제받을 수 있도록 보호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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