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전 시민 체력증진 프로젝트 가동
‘손목닥터’ 걷기열풍, 체력개선으로 확대
지자체 차원 체계적 시민 건강관리 첫 시도
서울시가 전 시민을 대상으로 체력증진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손목닥터9988로 조성된 걷기유행을 체력증진으로 끌어올려 체계적인 시민 건강 프로그램을 펼쳐 나가겠다는 시도다.
시는 10일부터 ‘더 건강한 서울 9988, 체력 리셋 챌린지’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추석 연휴 이후 흐트러진 시민들의 생활 리듬을 바로잡고 실질적인 체력 회복을 돕기 위해 한달간 진행되는 건강 캠페인이다.
이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회식을 시작으로 다음달 28일까지 진행된다. 슬로건은 “한가위 확.찐.살, 확실하게 빼보자”로 정했다. 명절 후 운동 동기를 잃기 쉬운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춘 참여형 프로젝트다.
시는 이번 사업을 ‘서울체력9988 체력인증센터’와 연계해 운영한다. 걷기 중심이었던 손목닥터9988의 건강관리 기능을 확장해 시민 스스로 자신의 체력을 측정·관리하고 목표를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초기에는 자치구별 1곳씩 25개 센터를 운영하며 내년에는 구별 2개소 이상으로 확대해 50개 센터를 만들어어 연간 50만명이 체력 인증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10일부터 시작되는 챌린지는 다섯 단계로 구성된다. 참가자들은 첫날 DDP 어울림광장에서 국민체력100 측정 기준에 따라 근력 지구력 유연성 등을 평가받고 전문 운동관리사와 상담을 통해 4주간 지속할 맞춤 운동·식단 계획을 수립한다. 이후 2주 단위로 중간 점검을 거쳐 목표를 재설정하고 최종 측정에서 체력등급이 향상되면 포인트와 선물(건강식품, 운동용품 등)을 받는다.
성과중심 체력관리 방식도 특징이다. 체력 등급이 향상될 때마다 최대 1만 포인트의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챌린지 참여 과정에서 식단 기록이나 숏폼, 인증사진을 올리면 추가 보상도 주어진다. 시는 이 같은 방식이 ‘보상중심의 참여유도’와 ‘데이터 기반 건강관리’라는 두가지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핵심 기반은 손목닥터9988 앱이다. 누적 가입자 270만명을 넘긴 해당 앱은 걸음 수, 수면, 체성분 등 개인 건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기록하는데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체력측정 결과를 자동 연동해 개인별 맞춤운동 콘텐츠를 제공한다.
시는 앞으로 이 앱을 ‘서울형 건강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체력인증센터의 측정 데이터와 병합, 의료비 절감 및 시민 건강지표 개선의 근거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걷기 열풍이 시민 건강의 기초 체력을 다지는 데 기여했다면 이제는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체력 관리 도시 서울’로 발전할 단계”라며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시민의 생활 속 건강 길잡이로 자리잡도록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챌린지 첫 행사에는 오세훈 시장과 인플루언서 조나단, 파트리샤 등이 직접 참여해 체력 측정에 나선다. 현장에는 ‘해치와 함께 체력 도전’ 포토존과 SNS 인증 이벤트가 마련돼 시민들이 체험과 공유를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참여자 중 우수 사례는 시 공식 SNS에 게시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향후 체력인증센터를 중심으로 ‘My Trainer Seoul’ 프로그램을 도입, 시민별 체력 데이터에 맞춘 1대 1 운동 처방과 사후 관리도 강화할 예정이다. 근력, 심폐지구력, 유연성 등 6개 항목을 기반으로 한 체력등급제와 생활체육지도자의 코칭 프로그램을 결합해 개인화된 운동 서비스를 정착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하민성 서울시립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는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경제적 빈곤 문제뿐 아니라 건강 취약계층 문제가 현대 도시들의 새로운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며 “독거노인, 1인가구 증가 등 변화된 인구·사회구조에 대응해 의료비 절감, 삶의 질 향상 등 시민의 건강을 돌보는 일에 공공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