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 49층 5893세대 재건축 시동
공공분양 결합 첫 사례
신통기획 시즌2 ‘1호’
강남 재건축 상징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이 본궤도에 올랐다.
서울시는 13일 인·허가 규제를 혁신해 정비사업 기간을 큰 폭으로 줄인 신통기획 시즌2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정비사업 평균 소요기간을 18.5년에서 12년으로 단축하는 것이 시즌2 기획의 핵심이다. 은마아파트는 시즌2가 첫번째로 적용된 단지다.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14층, 4424세대 규모로 강남 노후 아파트의 대표격이다. 하지만 층수 제한과 GTX-C 노선 지하 관통 문제 등으로 십여년간 재건축이 표류했다. 2015년 주민제안 이후 35층으로 계획됐다가 또다시 규제에 막혔고 2023년 높이 제한이 없어지면서 올해 1월 신통기획 자문을 신청했다. 이후 통상 기간보다 2배 가까이 빠른 8개월 만에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고 본격적인 재건축에 착수했다. 2030년 착공, 2034년 준공이 목표이며 계획대로 사업이 마무리되면 은마아파트는 49층 5893세대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신통기획2’는 정비지수제 폐지와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을 통해 사업 기간을 기존보다 더 단축하는 제도다. 서울시는 시즌2 기획에서 역세권 용적률 완화 제도를 처음으로 적용, 기존 300%에서 331.9%로 상향했다. 은마의 경우 늘어난 용적률을 통해 655세대가 추가로 공급되며 이 가운데 195세대는 다자녀 중산층 등 공공분양주택으로 배정된다. 나머지 227세대는 민간분양, 233세대는 공공임대로 구성된다.
시 관계자는 “은마는 민간 재건축에 공공분양이 결합된 첫 사례”라며 “사업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확보한 셈”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은마아파트를 시작으로 여의도·목동·성수 등 주요 지역으로 신통기획2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31년까지 강남구 2만5000호 등 서울 전역에 31만호의 주택공급 물량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향후 공영주차장, 개방형 도서관, 국공립어린이집, 치안센터 등 생활 인프라를 포함한 ‘복합형 주거단지’ 모델도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이날 은마 재건축 현장을 찾은 오세훈 시장은 “민간이 주도하고 공공이 지원하는 방식으로 시민이 원하는 곳에 품질 좋은 주택을 빠르게 공급할 것”이라며 “은마아파트를 시작으로 노후 주거지 정비를 가속화해 공급 확대와 주택시장 안정이라는 두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