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외압’의혹 윤석열 소환 통보

2025-10-13 13:00:05 게재

의혹 정점 겨눈 해병특검, 출석 불투명

내란특검, 이번 주 조태용 피의자 조사

김건희특검 ‘매관매직’ 관련자 줄소환

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이번 주 윤석열 전 대통령을 소환조사한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검팀은 이번 주중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계엄 국무회의’ 관련 막바지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순직해병 특검팀은 이날 윤 전 대통령에게 출석 요구서를 전달한다. 소환일은 이번 주 후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은 채해병 순직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피의자로 적시한 해병대수사단의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한 뒤 대통령실과 국방부에 임 전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도록 지시했다는 내용이다.

윤 전 대통령은 이 사건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를 받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해 도피시켰다는 혐의도 받는다.

순직해병 특검 출범 100여일 만에 수사의 칼날이 의혹의 정점인 윤 전 대통령을 향하는 모습이다.

특검팀은 그동안 국방부와 대통령실 관계자들을 조사하며 윤 전 대통령 혐의와 관련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또 이 전 장관을 5차례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윤 전 대통령의 혐의를 다져왔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이 조사에 응할지는 불확실하다. 윤 전 대통령은 앞서 내란 특검과 김건희 특검의 수차례 출석 요구에 모두 불응한 바 있다.

내란 특검팀은 이번 주 조 전 원장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조 전 원장은 국가기밀 정보를 총괄하는 국정원장으로서 비상계엄 전후 상황에 전반적으로 관여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조 전 원장은 계엄 당일 오후 대통령실로 호출돼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계획을 고지받았는데 CC(폐쇄회로)TV에는 조 전 원장이 대통령 집무실을 나가면서 계엄 관련 문건으로 추정되는 문서를 양복 주머니에 넣는 모습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원장은 비상계엄 선포계획을 국회에 알리지 않아 국정원법에서 정한 국정원장의 직무를 유기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계엄 당시 계엄사령부에 국정원 인력 파견을 검토했다는 의혹도 있다.

조 전 원장은 ‘계엄 당시 체포 명단을 들었다’고 폭로한 홍장원 전 차장의 동선이 담긴 CCTV 영상을 국민의힘에만 선별적으로 제공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앞서 특검팀은 비상계엄 국무회의 참석자들을 상대로 내란 가담·방조 혐의를 수사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구속기소하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또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선 내란 중요임무종사와 직권남용 혐의로 지난 9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전 장관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14일 열린다. 특검팀은 법무부와 서울구치소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계엄 당시 박 전 장관 지시로 교정본부가 추가 수용 가능 인원을 점검한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원장에 대한 소환조사에 이어 신병처리 방향까지 정해지면 국무위원 관련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검팀은 김 여사에게 인사청탁과 함께 ‘금거북이’를 건넸다는 이른바 ‘매관매직’ 의혹을 받는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에게 13일 출석할 것을 통보했으나 이 전 위원장은 건강상 사유를 들어 이날 출석하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측은 특검팀과 오는 20일 조사받는 방안을 조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 전 위원장의 비서인 박 모씨에게도 14일 출석을 통보했으나 박씨도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조사일정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7일에는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의 배우자 정 모씨에 대한 참고인 조사가 예정돼 있다. 정씨는 김 여사와 이 전 위원장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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