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미·중 갈등 확대 여부…파월 의장 연설 주목
트럼프 유화적 발언에 지수선물 반등세 전환
미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로 경제지표 부재
글로벌 투자은행 및 삼성전자 실적 발표 촉각
이번 주 글로벌 증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확대 여부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연설에 주목할 전망이다. 또 미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 정지(셧다운)로 주요 지표의 발표가 미뤄지면서 핵심 경제지표 부재 가운데 15일(현지시간) 연준이 발표하는 미국 경제활동 보고서 베이지북과 연준 위원들의 발언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글로벌 투자은행들과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발표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미·중 협상 여지 있어 =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글로벌 증시는 지난주 불거진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확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뉴욕증시 장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희토류 수출통제를 추진하고 있는 중국에 다음 달 1일부터 100% 추가 관세와 핵심 소프트웨어 수출을 통제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의 돌발 발언 충격에 이날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은 전일 대비 3.56%, S&P500은 2.71%, 다우지수는 1.9% 급락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장 마감 후 발언에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 자체는 참여할 것이며, 시진핑과 회담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또 한국시간으로 13일 새벽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 관련하여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모든 것이 잘 진행될 것”이라며 “중국 시진핑 주석이 자국경제의 불황을 원하지 않는데, 나도 마찬가지로 중국에 피해를 주기보다는 돕기 원한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금요일 강경한 태도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중국은 어떠한 대응을 보일지도 관심이다.
시장전문가들은 당장에 타협점을 찾기 어려워도, 11월 1일 미국의 대중 관세 인상, 12월 1일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시행 전까지 협상 여지가 존재한다고 해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중 갈등 격화 → 대규모 맞불 관세 → 4월 폭락장 재연과 같은 경로를 답습하진 않을 것”이라며 “2018~19년 무역분쟁, 24년 관세 전쟁을 통해 미중 갈등 → 협상 → 재갈등 → 재협상을 수차례 목도하는 과정에서 내성도 생겼기에, 이번 사태의 주가 충격은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트럼프의 유화적 발언으로 현재(오전 8시 50분 기준) 나스닥 선물은 1.5%, S&P500 선물은 1.07% 반등 중이다.
◆셧다운 여파에 9월 CPI 24일 발표 = 열흘 넘게 지속되는 미 연방정부 셧다운의 장기화 여부도 주목된다.
셧다운 장기화로 항공교통 장애, 급여 미지급 등 여러 문제가 가시화되고, 트럼프의 연방 공무원 대규모 해고가 추진되면서 이번 주 중 임시 예산안 합의 압박이 커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교착으로 인해 추가적인 강경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다만 오바마케어 영구 연장 등을 놓고 의회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셧다운 해소 시점이 이달 15일 이후가 될 것이라는 확률이 90%대에 육박하고 있다. 시장참여자들이 셧다운 장기화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주식시장에서는 과거 20여 차례 셧다운 학습효과를 체득해 온 점에 주목했다. 또 백악관 예산처에서 노동통계국(BLS)의 직원 복귀를 승인하면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인 24일(현지시간)에 발표될 예정이라는 점도 안도 요인으로 평가된다.
셧다운 여파로 정부의 공식 경제지표 공개가 계속해서 지연되는 가운데, 이번 주 14일(현지시간) 전미실물경제협회(NABE)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제전망 및 통화정책'을 주제로 연설에 나선다.
15일에는 연준이 미국 경제활동 보고서 ’베이지북‘을 발표한다. 지난 9월 보고서에서는 12개 지역 대부분에서 완만한 성장, 소비지출 둔화가 나타났다고 평가한 바 있어 이번 변화에 관심이 모아진다.
14일에는 파월 연준 의장,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 연설, 15일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스티븐 미란 연준 이사가 발언에 나선다.
◆3분기 잠정 실적 발표 본격화 …IMF·WB 연차총회 개막 = 이번 주에는 S&P500 기업의 3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된다. 평균 이익 증가율은 전년동기비 8.0%로 9개 분기 연속 증가가 예상되지만 증가 폭은 2분기(12.0%) 대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관심은 전년동기비 20.9% 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IT 업종의 실제 실적과 전망이다. 14일부터는 JP모건·모건스탠리·웰스파고·골드만·씨티·BofA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줄줄이 실적 발표에 나선다.
한 연구원은 “셧다운으로 9월 이후 미국 경기 향방을 파악하기 어려운 환경이나, 금융주들의 순이자 마진, 대손 충당금 설정 규모, 신용카드 사용액 등이 대용치로서 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주 13일부터 18일까지 미국 워싱턴에서는 2025년 IMF(국제통화기금)과 World Bank(세계은행) 연차총회가 열린다. 총회에서는 △세계경제 △통화정책 △글로벌 무역정책 및 관세 △주요국 재정 건전성 △공급망 다변화 △신흥국 견조성 △디지털 시대 생산성 및 인공지능 등이 화두가 될 전망이다. 15일에는 G7 재무장관회의가 열려 대러 및 협력국 제재를, 15~16일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는 세계경제, 성장촉진, 금융안정 등을 논의한다.
◆코스피 1.7% 하락 출발 … 환율 1430원대 급등 = 이번 주 국내 증시 메인 이벤트는 삼성전자 3분기 잠정 실적이다. 특히 파운드리 적자 해소 가능성, 메모리 가격 상승 수혜 등 DS사업부문 개선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한편 13일 오전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미중 무역갈등 재격화 우려로 1.7% 하락 출발하며 3600선이 붕괴됐다.
원달러환율은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에 1430.0원으로 급등하며 장을 출발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발 위험회피가 단발성에 그친다면 원달러 환율 상승세도 진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