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전쟁?…편의점 포도주 기싸움
GS25 프랑스 고급와인직구 기선
CU 미국 가성비 와인으로 맞불
세븐일레븐 캠핑 등 틈새시장 겨냥
편의점업계 3강 사이에 포도주(와인)시장을 놓고 기싸움이 한창이어서 관심이다.
GS25가 프랑스 고급와인으로 선공에 나서자 CU가 미국 가성비 와인으로 맞불을 놓은 모양새다. 세븐일레븐은 일찌감치 홈술족과 캠핑족용 와인을 앞세워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3개 편의점 3색 전략이다. GS25는 “지난 2월 선보인 사전 예약서비스 ‘네고시앙 다이렉트’ 7개월 누적 매출이 5억원을 돌파하고 2030 신규고객이 20% 이상 증가했다”고 13일 밝혔다.
네고시앙 다이렉트는 GS25 주류 스마트 오더 플랫폼 ‘와인25플러스’와 프랑스 와인 도매상 ‘네고시앙’ 합작품이다. 네고시앙은 샤토 등 다양한 포도원으로부터 포도나 와인을 매입한 뒤 이를 블렌딩·숙성·병입해 판매하는 중간 상인이다.
‘네고시앙 다이렉트’는 ‘우리동네GS’ 앱에서 행사 와인을 사전 예약하면 프랑스 현지 네고시앙이 주문 수량에 맞춰 국내로 물량을 배송하고 소비자는 가까운 GS25나 GS더프레시 매장에서 상품을 수령하는 구조다. 기존 유통망으로 접근이 어려운 고급 와인을 보다 합리적인 가격과 방식으로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이 서비스를 도입했다는 게 GS25 측 입장이다.
실제 지난 8월 선보인 ‘폴 자불레 애네 에르미타주 라 샤펠 2003’(27만9000원)은 프랑스 론 지역 고급 시라 품종 와인으로 단일 상품 주문액만 1억원에 달했을 정도다.
GS25 측은 “현지에서도 구하기 어려운 제품을 현지가격과 유사한 수준으로 제공해 와인 애호가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며 “지난 5월 성년의 날 기획전에서는 ‘샤또 까망삭 2006’을 1400만원어치 예약 판매했고 이 행사에서 20대 참여 비중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같은날 CU는 “미국 워싱턴주 유명 와이너리(양조장) 생 미쉘과 협업한 차별화 와인 ‘음mmm! 생 미쉘 샤도네이’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CU는 홈술 문화 확산으로 와인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2021년 1월부터 고품질 가성비 자체 와인 브랜드 ‘음mmm!’을 지속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CU내 3만원 미만 가성비 와인 매출은 2020년 대비 50.8% 증가했고 1~9월도 전년동기대비 13.5% 늘었다. 그중 CU ‘음mmm!’ 와인 의 경우 1~9월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60.3%나 급증했다.
또 지난해 12월 출시한 ‘음mmm! 카베르네 쇼비뇽 더블오크’는 ‘앙시앙땅’으로 유명한 LGI 그룹과 함께 만들었는데 1~9월 CU 와인 매출 1위에 올랐을 정도다. CU가 16번째 ‘음mmm!’ 와인으로 미국 워싱턴주의 와이너리 ‘생 미쉘’과 협업한 샤도네이 신상품을 내놓은 이유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생 미쉘’은 1934년에 설립돼 미국 와인의 기준을 세운 미국 워싱턴주 1위 프리미엄 와이너리다. ‘음mmm! 생 미쉘 샤도네이’(1만2900원)는 부드러운 산도와 풍부한 과실 향이 두드러지는 화이트 와인이다.
CU 관계는 “유명 와이너리와 협업한 고품질 와인을 1만원대 합리적 가격대에 내놓아 업계 와인시장을 선점하고자 했다”며 “고품질 가성비 와인을 계속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세븐일레븐(7-11)은 이달부터 프렌치(프랑스) 와인을 주제로 기획전을 벌이고 있다. 기획전은 가을 캠핑, 홈파티 등에서 즐기기 좋은 와인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행사다. 홈술족과 캠핑족 등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기획전 판매와인 면면만 봐도 그렇다. ‘플럼 샤도네이’와 ‘샤또 도작 21’ 같은 세계 와인 애호가들이 좋아하는 ‘빈티지’ 와인을 내세웠다.
세븐일레븐 측은 “이들 와인은 가을 해산물이나 치즈 플래터와 함께 즐기기 좋고 캠핑장 바비큐와 훌륭한 궁합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