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신청사 설계공모 당선작 논란
달서구 “상징성 없다”
시 “초고층 실현 불가능”
대구시 신청사 국제설계공모 당선작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신청사가 들어설 달서구가 지난달 17일 당선작 발표 직후 “신청사 설계공모안은 대구정신을 담은 상징성이 없다”고 반발한데 이어 13일에도 대구시청 브리핑룸에서 “신청사 건물 설계절차를 멈춰야 한다”는 내용의 반박 입장문을 냈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이날 대구시청을 찾아 “신청사 설계안은 시민에게 자부심을 심어줄 역사적 랜드마크가 아니라 넓은 공간의 무난한 행정 청사로 전락하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28년 전 지어진 부산시청과 다를 바 없는 전형적인 관공서 건물이 대구에 또 하나 생기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설계공모안의 24층은 대구시민의 정체성을 담기에는 숫자 의미가 너무 미약하다”며 “최소 28층, 가능하다면 33층이나 56층 등으로 청사 건물 높이를 올리고 디자인을 바꿔 2.28의 자유정신, 국채보상운동의 애국정신, 근대화의 개척정신 등 대구의 자랑스런 정체성을 담아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구시는 이에 대해 “신청사 설계당선작은 인근 아파트(27층)와 금봉산(139m) 등 주변 경관과 수평·수직적으로 고려해 설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56층으로 건립하면 이질적이고 권위적인 건축물이 될 수 있고 실현 가능성도 낮다”며 “대구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외형적 요소에만 반영하려는 시각은 편협됐다”고 반박했다.
대구시는 신청사 설계공모 전후로 지난 4월과 5월 도시계획시설 결정 주민설명회와 전략환경영향평가 설명회 등을 열어 주민의견을 들었고 사업추진경과, 절차, 공모일정, 심사결과 등을 공개적으로 추진했다고 밝혔다. 시는 또 신청사 건립은 내년 10월 중앙투자심사(2단계)를 앞두고 있으며 심사에 통과하지 못할 경우,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간다며 현재로선 설계공모와 기본실시설계를 적기에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구시는 앞서 지난달 17일 국제설계공모를 통해 국내외 29개사가 단독 또는 컨소시엄 형태로 제출한 14개 작품 가운데 ‘포레스케이프’(FORETscpae)를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해 발표했다.
당선작은 지하 2층, 지상 24층에 연면적 11만8300여㎡ 규모다. 시는 2030년까지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 터에 약 4500억원을 들여 신청사를 지을 예정이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