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 없는 일상, 삶의 중심을 세워주는 소리

2025-10-15 09:30:01 게재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우리 몸은 놀랍도록 정교하게 균형을 유지합니다. 걷고, 계단을 오르고, 갑자기 방향을 바꿀 때 넘어지지 않는 것은 ‘균형감각’ 덕분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균형감각에 우리의 ‘청력’이 영향을 줄까요? ‘보청기’가 균형감각과도 관련이 있을까요?

귀, 듣는 곳을 넘어선 ‘균형의 본부’

귀의 역할이 소리를 듣는 것뿐 만은 아닙니다. 소리를 뇌가 이해할 수 있는 전기신호로 바꾸는 일을 하는 ‘달팽이관(와우)’ 바로 옆에는 ‘전정기관’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웃사촌인 셈입니다. ‘전정기관’은 우리 몸의 균형을 담당하는데, 전정기관과 달팽이관은 서로 붙어 있습니다. 전정기관이 손상되면 어지럼증이나 균형 이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달팽이관과 전정기관이 서로 가까이 있기 때문에 노화나 질병 등으로 한쪽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쪽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큽니다. 난청을 가진 노인은 정상 청력을 가진 노인에 비해서 낙상의 위험이 높을 뿐 아니라 청력 손실이 심할수록 낙상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는 청력과 균형 감각이 관계가 있음을 말해 줍니다.

난청과 낙상 위험

난청이 심할수록 균형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은 이유를 생각해 봅니다. 먼저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달팽이관과 전정기관이 해부학적으로 가까이 있어서 난청을 일으킨 원인 인자가 전정기관에도 영향을 주어 균형 기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인지적 부담’입니다. 난청이 있으면 말소리나 주변 소리를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주의력을 사용하게 됩니다. 소리를 잘 듣기 위해서 뇌가 소리 정보를 처리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그로 인해서 균형을 잡는데 사용할 에너지가 부족해져서 낙상의 위험을 높이는 것입니다.

보청기, 삶의 균형을 회복하다

보청기나 인공와우를 사용하는 노인의 균형 감각이 더 좋아졌다는 연구보고가 있었습니다. 이것은 보청기 등을 통한 청력 향상이 노인의 낙상 위험을 줄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음을 말해 줍니다. 보청기 착용은 단순히 소리를 듣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서 삶의 균형, 관계의 균형, 그리고 몸의 안정까지 함께 회복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대화가 들리지 않아 움츠러들던 사람이 다시 외출을 시작하고, 주변 소리에 반응하며 자신감을 되찾는 순간, 그 변화는 단순히 청각의 회복을 넘어섭니다. 우리는 소리를 통해 세상을 인식하고, 그 인식으로 몸을 움직입니다.

보청기가 들려주는 소리는 그저 ‘크게 들리는 소리’가 아니라, 몸의 안정성 회복에 도움을 주는 소리, 더 나아가 삶의 중심을 다시 세워주는 소리일지도 모릅니다.

시그니아 독일보청기 부천센터

이양주 원장

시그니아 독일보청기 부천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