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영향 제한적, 추가 제재 우려”
중국,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 5곳 제재 … 정부 대책·지원 필요
중국 상무부가 14일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 다섯 곳을 지명해 제재조치를 발표하자 미·중 양국의 무역전쟁으로 한국 기업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제기됐다.
이와 관련 재계 관계자는 15일 “한화가 한·미관세협상에서 국익을 위해 적극 나섰다가 미·중 무역 갈등으로 피해를 볼 우려가 있으니 정부 차원의 대책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도 양국 갈등으로 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하는 것 아닌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대통령실은 14일 대변인실 공지를 통해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에 대한 중국 측의 조치와 관련해, 정부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한·중 통상 채널을 가동해 소통 및 대응 중”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조선산업 부흥을 위해 한·미가 협력하기로 한 ‘마스가’ 프로젝트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 등은 이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실은 “해당 기업과 중국 기업간 거래가 많지 않아 당장의 영향은 제한적으로 보이며, 추가 제재 가능성은 예단하기 어려우나 이에 대해 계속 예의주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제재 대상 기업 중 한 곳인 한화쉬핑은 지난해 4월 한화오션이 미국 법인으로 설립해 주로 미국과 연관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한화쉬핑은 지난 8월 한화 필리조선소에 중형유조선(MR탱커) 10척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척을 발주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중국 상무부는 ‘한화오션의 미국 관련 자회사 5개에 대한 대응 조치 결정’을 발표하면서 “중국의 해운·물류·조선산업에 대한 미국의 301조 조사 조치에 대응”한 것이라고 명시했다.
중국 측은 “미국의 301조 조사 및 중국의 해운·물류·조선산업에 대한 조치는 국제법과 국제 관계 기본 규범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중국 기업의 합법적 권익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며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는 미국 정부의 조사를 지원하고 지지해 중국의 주권, 안보, 그리고 발전 이익을 위협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한화오션의 미국 내 자회사인 한화해운, 한화 필리조선소, 한화오션 USA 인터내셔널, 한화해운 홀딩스, HS USA 홀딩스 등 5개사와 중국 국내의 조직 및 개인의 거래, 협력 등의 활동을 금지하고, 14일부터 이 조치가 발효된다고 상무부령을 공시했다.
한화오션은 이날 “중국 정부의 발표 내용을 인지하고 있으며, 해당 조치가 당사에 미치는 사업적 영향에 대해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14일부터 각각 자국 항만에 입항하는 상대국 선박에 입항세를 부과했다.
중국교통부는 지난 10일 △미국 기업이나 개인이 소유하거나 운영하는 선박 △미국에서 건조됐거나 미국 국기를 게양한 선박에 대해 항차당 추가 항만 이용료(port fees)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측은 이번 조치가 ‘미국이 중국선박에 부과할 예정인 항만요금에 대한 대응조치’라고 명확히 했다.
이에 앞서 3일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새로운 미국 무역법 301조의 항만 입항수수료 시행에 대한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 지침에 따르면 △중국법인이 소유하거나 운영하는 선박 △중국에서 건조한 선박 △미국에서 제작하지 않은 자동차 운반선은 14일부터 미국의 첫 번째 항만에 입항할 때 선박 운영자가 해당 서비스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정연근·김형선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