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책 | 시가 나를 지켜주었다

영미 시를 통해 일상에 건네는 위로

2025-10-17 13:00:03 게재

“길 없는 숲에 기쁨이 있다.” “그 누구도 혼자 온전한 섬인 사람은 없다.” 한때 누군가의 마음을 지탱해준 이 구절들은 모두 영미 시의 한 줄이다. 소설가 이재익이 그 시들을 다시 읽고 자신의 언어로 풀어낸 책 ‘시가 나를 지켜주었다’가 출간됐다.

영문학을 전공하고 소설·칼럼·영화 시나리오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글을 써온 저자는 등단 30년 차의 시선으로 워즈워스, T.S. 엘리엇, 블레이크, 에밀리 디킨슨 등 영미 시인들의 작품을 새롭게 해석했다. 책은 2개의 장으로 나뉜다. 1부 ‘낭만과 현실 사이에서’에서는 워즈워스의 ‘무지개’와 블레이크의 ‘런던’처럼 순수와 상실, 사회의 모순을 함께 다루며, 2부 ‘그래도 살 만한 인생’에서는 테니슨, 로세티, 에드거 앨런 포, 밥 딜런 등 다양한 목소리를 통해 절망과 희망의 경계를 탐색한다.

이재익 / 도도서가 1만9500원

저자는 “시인들의 명성에 눌리지 말고 시 속의 문장들을 자신의 언어로 만나보라”고 권한다. 그의 문장은 번역과 해설의 경계를 넘어, 한 편의 시가 어떻게 오늘의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책 말미에는 영미 문학의 역사적 배경과 주요 시 소개가 함께 실려 있어 시 읽기를 도와준다. 워즈워스의 호수와 블레이크의 런던 뒷골목, 엘리엇의 황무지를 건너며 독자는 “한 편의 시가, 정말로 나를 지켜주었다”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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