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관광객 급감에 경기부양 나서
국내관광 진작위해 세제혜택
정부지출 조기집행도 독려
아누탄 찬위라꾼 신임 총리가 이끄는 태국정부가 미국의 관세와 외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타격을 입은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국내 관광 진작책과 정부지출 조기 집행 등 경기 부양에 나섰다고 블룸버그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크니티 니티탄프라팟 재무장관은 1이날 경제장관 회의 후 기자들에게 “다음 주 내각 회의에서 제안될 경기부양 패키지에는 국내 관광객을 위한 세금 인센티브가 포함된다”며 “국내 여행 경비를 과세소득에서 공제받을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내 컨퍼런스·이벤트 지출 확대, 호텔 리노베이션 장려 등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에크니티 장관은 “정부가 모든 국가 기관에 오는 3월까지 예산을 조기 집행하고, 올해 회계연도 예산 집행률을 전체 93% 이상, 투자예산만 최소 75% 이상 달성하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논의하기 위해 비타이 라타나콘 태국은행 총재와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태국의 인플레이션은 수개월째 정부 목표치를 밑돌고 있다.
태국정부의 이번 부양책은 수출과 관광이라는 양대 성장 엔진을 상실한 태국 경제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조치다. 관광 산업은 태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8분의 1을 차지한다. 이번 정책에 따라 태국 국민은 이달 29일부터 12월 15일까지 최대 2만바트의 국내 여행 경비를 과세소득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그는 “기업에도 동일한 세제 혜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태국 경제의 주요 동력인 관광 산업은 올해 빛을 잃고 있다는 평가다. 태국관광청(TAT)은 올해 외국인 관광객 수가 3340만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3550만 명에서 약 6% 감소한 수치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10년 만의 첫 감소세다. 팬데믹 이전 수준에 여전히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광 회복의 어려움을 드러낸다.
태국에 대한 관광 수요가 약화된 건 중국 내에서 불거진 안전 우려, 바트화 강세, 대체 여행지의 부상 등이 주 요인이다.
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중국, 인도, 중동 등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수파니 키앗파이불 태국관광청장은 15일 기자회견에서 “최근 시행된 여러 경기부양 조치가 11~12월 중국인 관광객 유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면밀히 관찰 중”이라고 밝혔다.
올 상반기 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23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40만명에서 약 3분의 1 감소했다. 특히 중국 배우 왕싱(Wang Xing)이 미얀마에서 태국을 경유해 납치된 사건 이후, 춘절 연휴 여행 예약 취소 사태가 이어졌다. 키앗파이불 청장은 “관광객 안전은 최우선 과제이며, 외국인 관광객의 안전에 위협이 되는 일이 발생할 경우 관련 기관이 즉각 대응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