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재선충병 방제비 6천억원, 국산 약제 전무
5년간 전국 413그루 피해
방제약 전량 외국산 의존
소나무재선충 피해로 매년 사용하는 방제 비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국산 약제가 없어 전량 외국산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어기구 의원(더불어민주당·충남 당진)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전국에서 소나무류 413만그루가 재선충 피해를 입었고 방제비만 5903억원 투입됐다.
소나무재선충병은 소나무 해송 잣나무 등 소나무류에 침입해 수분과 양분의 이동 통로를 막아 고사시키는 병해충이다. 현재까지 치료제가 없어 감염 시 100% 고사하는 치명적인 산림병으로 1988년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 예방과 방제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국산 기술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나무재선충이 국내에 처음 발생한 지 40년이 지났지만 산림청과 농촌진흥청은 여전히 국산 예방제·치료제 개발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매년 5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집계된 방제비는 △2021년 761억원 △2022년 680억원 △2023년 1205억원 △2024년 1207억원 △2025년 2051억원으로 최근 5년간 총 5903억원 가량의 국비와 지방비가 투입됐다.
현재 사용 중인 재선충병 예방 약제는 전량 외국산 제품에 의존하고 있다. 2021~2025년 약제 구입비만 약 578억4982만원이 소요됐다.
소나무재선충병은 올해 148만6338그루(전체의 35%)에서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경북(약 186만그루) △경남(약 90만그루) △울산 (약 35만 그루) 등 영남권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확산 속도도 심각하다. 최근 5년간 재선충병 발생 건수는 약 4.8배 (30만 → 148만그루) 늘었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 24배(3136→7만5758그루) △충남 16배(326→5331그루) △광주 12배(280→3432그루) 등으로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어 의원은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에 수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되었지만 여전히 외국산 약제에 의존하는 현실”이라면서 “정부와 연구기관이 협력해 국산 방제기술 개발과 산림병 대응 자립 기반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