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컴퓨팅센터 전남으로 가나…광주시 당혹

2025-10-21 13:00:14 게재

삼성SDS, 전남도와 협의

광주시, 정부에 협조 요청

국가 인공지능(AI) 컴퓨팅센터 구축사업 공모에 참여할 삼성SDS가 AI컴퓨팅센터 입지를 전남 해남·영암 기업도시로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유치에 사활을 걸었던 광주시는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에 반영된 사업이라며 정부와 기업에 협조를 요청했다.

21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삼성SDS는 국가 AI컴퓨팅센터 구축사업 공모 기한인 이날 전남 해남·영암 기업도시를 최종 입지로 선정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비 2조5000억원 규모인 이 사업은 AI 세계 3대 강국 도약에 필요한 핵심시설이다. 여기에는 AI 추론에 필요한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장 이상이 장착될 예정이다. 특히 삼성 등 대기업 참여가 유력하면서 광주·전남 등 전국 지자체가 뜨거운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애초 삼성SDS는 최종 입지를 광주와 전남·북을 놓고 고심했다. 또 NHN 등과 함께하는 방안을 고민하다가 단독 참여로 결정했고, 최종 입지를 해남·영암 기업도시로 선택했다는 게 전남도 설명이다.

입지 결정에는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SK그룹이 전남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짓기로 투자협약을 맺은 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삼성SDS 임직원은 최근 이곳을 방문해 전력 및 용수 등 입지 여건을 점검한 뒤 김영록 전남지사를 만나 협의를 이어갔다. 해남·영암 기업도시는 용지와 재생에너지 공급이 용이하다. 특히 전남도는 이곳을 재생에너지를 전부 사용하는 RE100산업단지와 인구 10만명이 사는 에너지 신도시로 만들 계획이다.

정부가 이곳을 RE100산단으로 지정하면 파격적인 전기요금 인하 혜택과 함께 정주 여건도 한꺼번에 해결될 전망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해남·영암 기업도시가 지닌 장점에 삼성SDS가 공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치에 총력전을 펼쳤던 광주시는 삼성SDS 결정에 크게 당혹했다. 20일 밤늦게 비상회의를 가진데 이어 21일 오전 강기정 광주시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국가AI컴퓨팅센터 설립은 민간 데이터센터와 달리 국가의 미래 산업을 위한 디딤돌을 놓는 일”이며 “기업의 이해관계로만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광주를 위해서도 대한민국 AI 세계 3대 강국 도약을 위해서도 반드시 광주에 설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1일 사업계획서를 마감한 뒤 기술·정책 평가(1단계)와 금융 심사(2단계) 등을 거쳐 오는 12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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