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인구구조 민감업종 보험사 내부는 지금

2025-10-21 13:00:09 게재

보험사는 인구구조 변화에 유독 예민하다. 어느 업종이나 경제인구 출생률 사망률을 따지지만 보험사와 비교할 바는 아니다. 보험사는 출생률과 사망률 등 지표를 수시로 업데이트 한다. 업종 특성 때문이다.

엄마 뱃속에 있는 아이들은 태아보험 상품이나 특약 가입 대상이다. 태어나면 바로 어린이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수요 예측을 위해 출생률 파악은 필수다. 또 사고나 질병으로 피보험자가 사망하면 유족(수익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돈을 내줘야 하니 사망률을 따질 수밖에 없다.

출생률과 사망률에 변동이 생기면 보험금 지급 심사와 납입보험료를 운용하는 자산운용 등 보험사의 전 부서가 회사 운영에 대해 향후 예측을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보험사들은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부대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요양산업이다. 생명보험사를 중심으로 규모에 상관없이 요양사업에 뛰어든다. 삼성생명과 KB라이프 신한라이프 하나생명 등이 곳곳에 데이케어센터·요양원을 짓거나 계획 중이다.

또 보험사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캠페인을 하고, 사회공헌사업으로 젊은 남녀의 오작교가 되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노령층이 늘어나면서 노인정과 복지관 자원봉사 등을 통해 그들의 삶의 질에도 관심을 보인다.

그런데 정작 보험사 내부를 들여다보면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올 1분기를 기준으로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등 보험업계에 5만5000명 넘게 근무하고 있다. 자연감소나 신규유입으로 대부분 보험사의 전체 인력 규모에는 큰 변화가 없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연령분포는 기형적인 형태를 보인다. 애초 피라미드 형태에서 지금은 항아리 형태다. 일부는 역마름모 꼴이다.

연령대로 보면 2024년을 기준으로 보험사에 근무하고 있는 20대 인력 비중이 50대 이상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생명보험사 재직자 50대 이상 비중은 2014년 2.2%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27.4%로 늘었다. 손해보험 역시 같은 기간 5.7%에서 25.1%로 증가했다. 반면 생명보험 20대 비중은 같은 기간 23.9%에서 7.1%, 손해보험은 18.1%에서 11.1%로 줄어들었다. 신규 사원은 줄고 고령 직원만 느는 셈이다.

그러다보니 보험사 직원들 사이에서는 “사무실에 젊은층이 없다” “그나마 있는 젊은 직원들은 경험이 적고, 일부는 어려운 업무를 피하려 한직만 선호하고 있다”는 푸념이 이어진다. 인구구조 변화에 가장 예민한 보험사들이 정작 내부의 인력구조는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구조상 젊은층 비율이 줄어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제 머리 못 깎는 보험사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오승완 재정금융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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