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는 강경파…‘음모론’ 경쟁적 유포
“이재명 비자금 1조원” “나경원 언니가 내연녀 소개”
보혁 강경파가 경쟁적으로 ‘가짜뉴스’와 ‘음모론’을 퍼트리고 있다. 근거를 찾기 힘든 ‘가짜뉴스’와 ‘음모론’은 SNS를 타고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정치 양극화를 부추기는 모습이다.
보수 유튜버 전한길씨는 지난 20일 이재명 대통령이 비자금 1조원을 싱가포르에 숨겼다고 주장했다. 근거는 미주 한인 인터넷매체 보도뿐이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SNS를 통해 “전한길씨 정신이 많이 나갔네요”라고 비판하자, 전씨는 22일 “기자라면 누구나 의혹을 들었으면 보도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2일 채널A 유튜브에 출연해 “전문가 말에 의하면 중국 자본이 유령회사를 통해서도 대한민국 주식시장에 투입되고 있다고 한다”며 “지금 주가를 상승, 견인할 만 한 포인트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치솟는 건 결국 매수자가 많다는 소리 아니냐”고 주장했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 상승세 배후에 중국이 있다는 주장을 제기한 것이다.
최근 일부 보수 매체는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을 겨냥한 의혹을 쏟아냈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지난 16일 “김 실장을 향한 악의적 허위 보도와 인격 살인에 가까운 가짜뉴스를 유포한 한미일보 기자 등을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피고발인들은 지난 12~13일 한미일보 기사 등을 통해 김 실장을 상대로 불륜, 혼외자 출산, 국고 남용, 간첩 의혹 등 어디에도 근거가 없는 허위 사실을 반복적으로 유포했다”고 밝혔다.
강경파의 ‘가짜뉴스’ ‘음모론’ 퍼트리기는 진보진영도 예외는 아니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최혁진 무소속 의원은 지난 20일 국감장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남편인 김재호 춘천지법원장을 향해 “(김건희 여사 모친) 최은순씨의 내연남 김충식씨를 아느냐. 최근 김충식씨가 새로 만나는 내연녀로 알려진 여성은 나경원 의원이 소개했다고 공식적으로 이야기했다”고 질의하자, 김 법원장은 “(김충식씨를) 모른다”고 답했다. 최 의원이 “나 의원 언니가 (내연녀를) 소개했다고 한다”고 주장하자, 김 법원장은 “나 의원은 언니가 없다”고 답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재명 당시 대통령 후보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오면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정상명 전 검찰총장, 한덕수 전 국무총리, 김충식씨, 조희대 대법원장이 회동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명확한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불법·허위조작 정보 유통에 대해 최대 5배의 징벌적 배상 책임을 묻는 허위조작 정보 근절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20일 “사실상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해서 (가짜뉴스를) 엄히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우파 매체, 우파 유튜버, 우파 패널 입을 틀어막고 최근에 문제되고 있는 김현지 부속실장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못하도록 서둘러 개정안을 발표했다”고 반박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