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목걸이·샤넬백’ 실물 확보

2025-10-23 13:00:01 게재

김건희특검, ‘건진’ 전성배씨로부터 제출받아

뇌물 수사 탄력 … 김여사측 “수령 확인 안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검팀이 통일교가 김 여사에게 건넨 고가 물품의 실물을 확보했다.

박상진 특별검사보는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어제 오후 건진법사 전성배씨측으로부터 변호인을 통해 시가 6220만원의 그라프 목걸이 1개와 김건희가 수수한 뒤 교환한 샤넬 구두 1개, 샤넬 가방 3개를 임의 제출받아 압수했다”고 밝혔다.

박 특검보는 이어 “특검이 물건을 제출받아 압수해보니 일련번호 등이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관련 공판에서 추가 증인 신청을 포함해 물건의 전달, 반환 및 보관 경위를 명확히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이 이번에 확보한 물품은 구속 기소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지난 2022년 4~7월 전씨를 통해 교단 현안 청탁과 함께 김 여사에게 건넨 것들이다.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이 전씨에게 정부의 통일교 프로젝트와 행사 지원 등을 청탁하며 2022년 4월 샤넬 가방 1개, 같은 해 7월 그라프 목걸이와 샤넬 가방 1개를 건넨 것으로 파악했다.

샤넬 가방의 경우 김 여사 측근인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샤넬 매장을 방문해 4월에는 가방 1개와 신발 1개, 7월에는 가방 2개로 교환해간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교환 과정에도 김 여사가 직접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관련 수사에 나설 예정이다.

특검팀은 그동안 통일교측이 김 여사에게 건넨 물품들의 행방을 추적해왔으나 통일교 압수수색 과정에서 해당 물품을 회계처리한 영수증만 확보했을 뿐 실물을 찾는 데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물품 전달자로 지목된 전씨는 검찰과 특검의 조사 과정에서 “목걸이는 받자마자 잃어버렸고 샤넬백 2개는 각각 다른 제품으로 교환후 잃어버렸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후 전씨는 최근 재판에서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받은 금품을 유 전 행정관에게 전달했다고 진술을 바꿨다. 전씨측은 또 윤씨가 전달한 금품이 최종적으로 김 여사에게 갔으며 이후 김 여사측으로부터 이를 돌려받아 보관해왔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법원에 낸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의 진술 번복에 이어 특검팀이 해당 물품의 실물까지 확보한 만큼 관련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검팀은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관여 여부를 본격적으로 들여다본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공모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나면 뇌물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김 여사 변호인단은 언론공지를 통해 “피고인(김건희)이 교부·수령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특검으로의 제출 경위가 전혀 소명되지 않았다”며 “공범으로 지목된 건진측을 경유해 특검에 유입된 정황이 명백하므로 수집·제출 과정에서의 위법 또는 중간 회유·유도 가능성, 동일성 유지 여부를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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