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국감’된 서울시 국정감사

2025-10-24 13:00:01 게재

명씨 “일곱번 만났다”

오 “대질신문서 밝힐 것”

서울시 국정감사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국감이 됐다.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한강버스, TBS, 교통공사 등이 도마에 올랐지만 국감장을 달군 것은 단연 명태균씨였다.

명씨는 면전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직격하는 등 국감 내내 마이크 앞에 섰다. 그는 “오세훈이 여태까지 저를 두번 만났다, (저를) 내쫓았다고 하는데 다 거짓말”이라며 “일곱번 만났다”고 주장했다. 명씨는 오 시장이 (본인을) 당선시켜주면 아파트를 사주겠다“고 했다면서 ”아파트 키를 달라“고 소리치다 행안위원장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명씨는 또 "김영선 의원과 오 시장이 은밀한 내용의 문자를 주고 받은 증거가 있다"며 "검찰에 얘기했더니 도대체 이게 뭐냐고 하더라"고 말했다. 명씨는 이어 "오 시장이 무슨 생각으로 본인 휴대폰을 다 제출했는지 모르겠다"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2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5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수차례 주의를 받을 만큼 고성을 내뱉은 명씨와 달리 오 시장은 철저히 입을 닫았다. 오 시장은 ”특검에서 명씨와 대질신문을 하게 된다“며 ”사실관계에 관해 묻더라도 답변을 자제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양해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명씨가 오 시장과 만났다며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 일자까지 거론하는 와중에도 오 시장은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그는 "지난 5월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을 당시 제가 강력하게 요청했던 것은 명씨와의 대질신문"이라며 본인이 원해서 명씨와 대면이 이뤄지게 됐음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오 시장이 "대질신문에서 밝히고 싶은게 많다"고 말하자 명씨는 "두번 만났다면서 무슨 할 얘기가 많으냐"며 오 시장 답변을 끊기도 했다.

국감장이 이른바 ‘명태균 쇼’로 흐르자 여야는 명씨의 증인채택 문제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시 국정감사는 서울시 업무 내지는 국가가 위임한 사무나 예산과 관련된 사항을 논의해야 한다"며 "전혀 관계 없는 명씨를 불러 정쟁의 장으로 몰아가는 민주당 의도는 국감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소속인 신정훈 국회 행안위원장은 "증인은 여야 간사 간 협의를 거쳐 위원회 의결로 정해진것"이라며 "법률에 저촉되는 질의에 대해선 증인이 가려서 답변할 권리가 있다는 고지를 드린다"고 답했다.

명씨와 오 시장은 다음달 8일 특검에서 대질신문을 받게 된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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