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김건희냐, 부동산이냐…‘프레임 전쟁’ 격화

2025-10-24 13:00:02 게재

민주 “김건희, 어좌에 앉았다” … 국힘 “부동산 재앙 4인방 사퇴”

내란·김건희냐, 부동산 혼란이냐. 여야 사이에 자신에게 유리한 정국을 조성하려는 ‘프레임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여권은 내란·김건희 프레임이 지속되기를 원하지만, 보수야권은 부동산 혼란으로 정국 초점이 바뀌길 바란다.

국민의힘 국정감사 대책회의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내란·김건희’와 ‘부동산 혼란’ 프레임 가운데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끌고 가려고 안간힘이다. 여야의 ‘프레임 전쟁’ 결과에 따라 당장의 국정주도권은 물론 내년 지방선거 결과도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여권은 내란 특검·김건희 특검 출범과 함께 부각된 ‘내란·김건희’ 프레임이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어지길 원한다. 국민의 시선이 ‘내란·김건희’ 프레임에 계속 머문다면 여권에 유리한 정국이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방선거도 우위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민주당은 연일 ‘부동산 혼란’을 잠재우면서 ‘내란·김건희’를 부각시키기 위한 대야 공세를 퍼붓고 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3일 국민의힘을 겨냥해 “12.3 군사 쿠데타에 이어 투기 세력을 등에 업고 ‘부동산 쿠데타’에 나선 모양”이라며 “국민의힘은 더는 부동산 투기꾼들의 손발을 풀어주려는 시도를 중단하고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대의에 동참하라”고 주장했다.

국정감사에서도 ‘내란·김건희’를 겨냥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23일 법사위 국감에서 검찰이 김 여사의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등을 무혐의 처분한 것을 지적하면서 “검찰이 김건희에게 면죄부를 줬다”고 질의했다. 답변에 나선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은 “수사가 미흡했다는 평가가 있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김 여사가 지난 2023년 9월 경복궁 근정전을 방문했을 당시 어좌(왕의 의자)에 앉은 사실도 부각시켰다. 역대 대통령 중 어좌에 앉은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민의힘은 ‘부동산 혼란’을 국정주도권 탈환의 기회로 보고, 프레임 전환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을 짓눌렀던 ‘내란·김건희’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4일 서울 상계동 재정비촉진구역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부동산 대책 현장회의를 열어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을 비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경제 정책의 핵심 축인 구윤철 부총리는 국감 중에 미국 워싱턴에서 주택 가격 1% 수준의 보유세라는 폭탄 발언으로 나라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부총리의 한마디에 시장은 요동치고 국민들은 세금 폭탄의 공포에 떨며 분노했다”며 “경제를 총괄하는 장관이 충분한 검토와 당정 간 조율도 없이 국민의 주거 안정보다 세수 확보에만 혈안이 된 듯한 발언을 서슴없이 하는 것은 정책의 무능을 넘어 국민에 대한 조롱”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앞서 구윤철 경제부총리와 이상경 국토부 1차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이억원 금융위원장을 ‘부동산 재앙 4인방’으로 지목한 뒤 사퇴를 촉구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내로남불과 위선으로 얼룩진 ‘부동산 재앙 4인방’을 더는 자리에 둘 이유가 없다”며 “이 대통령은 즉각 해임을 결단해야 한다. 국민을 속인 정책 입안자들의 퇴진에서 부동산 정책의 신뢰가 회복된다”고 주장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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